한국.EU.日 강력 반발 .. 美, 반덤핑관세 걷어 自國업체 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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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이번주중 '버드 수정법'을 근거로 반덤핑.상계관세 수입금을 자국 업체들에 배분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배분 규모도 당초 예상한 3천9백만달러를 다섯배 이상 웃도는 2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미국의 수입금 배분조치는 세계무역기구(WTO)가 규정한 금지보조금 성격이 강해 논란이 예상된다.
10일 외교통상부와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는 지난해 10월부터 올 9월까지 1년간 거둬들인 반덤핑.상계관세 수입금 가운데 약 2억달러를 1백30개 업체에 지급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미국 수입규제의 주요 타깃인 한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이해 당사국들이 버드 수정법 시행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미국과의 양자협의는 물론 WTO의 분쟁해결 절차를 통해 이 법안의 철폐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하고 공조를 모색중이다.
특히 수입금이 대부분 극심한 경영 위기에 빠진 철강업체들에 흘러들 것으로 알려져 세계 철강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 강행하는 미국 =지난해 10월 미 의회를 통과한 버드 수정법은 수입품에 부과한 반덤핑·상계관세 수입금을 관련 업체의 제조설비 연구개발 의료보험 원료구입 등에 사용토록 규정하고 있다.
미국 관세청(USCS)은 지난 9월21일 버드 수정법 시행령을 시행, 지난달까지 자국 업체들로부터 배분 신청을 받았다.
USCS는 9백여개 신청업체 가운데 1백30개사를 지급 대상으로 선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배분 대상 수입금은 지난 99년 1월 이후 덤핑 또는 보조금 지급 혐의로 제소된 수입품 가운데 지난해 10월부터 1년간 반덤핑.상계관세가 부과된 품목에서 거둬들인 것이다.
미국은 앞으로도 매년 자국 업체들로부터 신청을 받아 반덤핑.상계관세 수입금을 배분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 반대국들의 대응 =미국 수입규제의 주요 타깃인 한국 EU 일본 등 9개국은 지난해 12월 버드 수정법을 WTO 분쟁해결기구에 제소했다.
WTO의 분쟁 판정 결과는 내년 2월 말께 나올 예정이다.
반대국들은 관세 수입금은 국고로만 편입돼야 한다는 WTO 규범을 위배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더욱이 관세 수입금 지원은 명백히 WTO가 금지한 보조금 지급에 해당되는 데다 반덤핑·상계관세로 보호받고 있는 자국 생산자를 이중 보조하는 조치라는 것.
또 대부분의 수입금이 철강업체에 지원될 가능성이 높아 세계 철강업계의 구조조정을 지연시키고 불황을 심화시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산자부 관계자는 "미국의 관세 수입금 배분액이 내년엔 5억달러에 달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며 "WTO 분쟁 조정을 기다리는 방법 외에는 미국의 독선적 조치를 견제할 뾰족한 대안이 없다"고 토로했다.
정한영 기자 c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