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사슬관리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실시간 정보를 활용해 물적흐름을 효율적으로 관리함으로써 낮은 비용과 높은 서비스 수준을 동시에 달성해야 한다. 그러나 이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따른다. 공급사슬에 존재하는 복잡성과 불확실성 때문이다. 공급사슬은 본질적으로 다단계의 의사결정이기 때문에 한 단계의 의사결정이 다른 단계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쳐 그 효과를 예측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공급사슬에서 나타나는 "불휩(bullwhip)효과"로 인한 불확실성의 증대가 하나의 예가 될 수 있다. "불휩효과"란 최종 단계(소비자 수요)의 불확실성이 주문 과정을 통해 상위단계로 올라가면서 증폭되는 현상이다. 예를 들어 P&G사는 주력상품 중의 하나인 종이기저귀의 수요를 관찰해 본 결과 최종 소비자들은 종이기저귀를 안정적으로 수요하지만 공급사슬의 상위단계로 올라 갈수록 주문의 "분산"이 증폭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즉 도매상이 관찰하는 주문의 분산이 소매상의 그것보다 크다는 것을 발견했다. 따라서 공급사슬 상의 상위 단계가 실제의 소비자 수요 변화가 아니라 증폭된 수요의 변화(주문의 분산)에 반응하게 되면 과잉 재고나 재고 고갈로 인해 큰 비용을 감수해야만 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이같은 현상을 줄이기 위해선 공급사슬상 각 조직들이 수요 및 재고 수준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거나 수송 및 주문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이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또 "불휩효과"의 발생원인이 시스템 외적인 요인,즉 가격의 불확실성 또는 공급의 부족 등에 있는 경우에는 가격안정과 합리적인 할당원칙을 정해야 한다. 이밖에도 급속하게 발달하고 있는 정보 통신 기술을 활용해 공급사슬의 예측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공급사슬 관리가 성공적이기 위해서는 각 단계가 전체 시스템이 지향하는 목표를 달성하는 방향으로 의사 결정을 하도록 유도해야 하지만 이를 위한 단계들간의 이해조정은 매우 어렵다. 공급사슬 상의 각 단계나 조직 내의 각 부서들은 자신들의 성과를 극대화한다는 목표 하에 의사 결정을 내리는 데에 익숙해 있기 때문에 새로운 방식의 통합적 의사결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시스템 전체의 목표를 추구하는 것이 자신들의 이익에 위배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 때문에 이해를 조정할 수 있는 메카니즘이 필요하다. 그러나 시스템 전체 관점에서 의사결정을 유도할 수 있는 적절한 단계별 평가기준을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게다가 공급사슬 상의 이해 당사자들이 전체의 이익에 위배되는 행동을 하는 경우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전자제품을 생산하는 회사의 제품수리를 담당하는 서비스 센터를 예로 들어 보자. 이 회사가 서비스 센터의 성과를 평가하는 기준으로 고객들이 서비스 요구에 반응하는 속도(고객의 서비스 요구 중에서 서비스 센터가 가지고 있는 부품재고로 바로 충족시킨 서비스의 비율)를 사용한다고 하자. 이 경우 각 서비스 센터가 자신에 대한 평가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수리 요구가 갑자기 늘어나는 것에 대비해 평균적인 수요보다 훨씬 많은 부품재고를 유지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회사 전체의 입장에서 보면 이같은 서비스 센터의 의사결정은 회사의 부품재고를 증가시켜 재고유지 비용이 비합리적으로 커지는 결과를 낳는다. 이런 비효율성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참가자들의 자발적인 협력을 유도할 수 있는 단계별 성과 평가 기준을 만들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이다. 공급사슬관리가 효율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공급사슬에 속해 있는 개인이나 조직이 과거와는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 조직과 직무의 재설계가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하는데 이 또한 진정한 공급사슬관리의 수행이 어려움을 겪게 되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이다. 일반적으로 변화는 개인이나 조직에게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하기 위한 추가적인 노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이들로부터 저항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변화에 대한 저항을 최소화할 수 있는 조직과 직무의 재설계나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시키기 위한 재교육이 요구되며 최종적으로는 이러한 저항을 넘어설 수 있는 최고경영층의 강력한 의지가 필요하다. 이상에서 살펴본 공급사슬관리의 특성들은 공급사슬관리에 관심을 갖고 이를 수행하고자 하는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어려움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각 기업이 속해 있는 공급사슬의 특성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어떠한 공급사슬의 설계 및 운영이 최선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유일한 답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각 기업에 맞는 공급사슬을 설계하기 위해서는 우선 그 기업의 수익과 비용구조를 분석해야 한다. 수익과 비용 분석을 통해 기업의 경쟁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찾아내고 이를 개선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며 공급사슬은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지 결정하는 것이다. 부패가 빨리 일어나는 식품을 공급하는 기업은 구입비용을 낮추는 것보다 수요와 공급을 시간적.공간적으로 일치시켜 매출을 극대화 하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런 기업은 수요의 변화에 탄력적으로 신속하게 반응할 수 있는 공급사슬을 설계해야 한다. 반면 컴퓨터를 조립.판매하는 기업의 경우,기술의 급속한 발달로 인해 구입 부품이 금방 구식이 돼버린다. 일반적으로 컴퓨터 부품을 1년간 보유하면 구입 원가 하락으로 인한 감가상각이 50%에 이른다고 한다. 따라서 이들 기업들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부품재고를 최소화하는데 노력해야 한다. 재고 유지 비용의 감소 뿐 아니라 새로운 기술이 출현했을 때 이를 이용한 신제품을 시장에 빨리 선보일 수 있다는 장점 또한 갖게 된다. 이처럼 효율적 공급사슬관리를 위해서는 수익.비용 분석을 통해 공급사슬의 특성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돼야 하며 이를 바탕으로 경쟁 전략의 선택과 공급사슬의 설계가 이뤄져야 한다. [ 한경-매니저소사이어티 공동기획 www.managersociet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