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시장은 최근 5년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급성장을 보였다. 1996년 7월 3백개 남짓한 등록 기업으로 출발해 현재 세계 증권시장에서 시가총액 33위,거래대금 17위의 주요 시장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이제는 양적 팽창과 아울러 질적인 측면에서도 한단계 도약이 필요할 때라는 지적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다. ◇등록기업수 5년간 2배 증가=코스닥 등록기업수는 5년여 만에 2배 이상 급증했다. 지난 96년 7월 코스닥 시장 개설 당시 3백31개에 불과했던 등록 기업수는 7백4개사로 늘어나 5년여 만에 1백12% 이상 증가했다. 코스닥 시장이 이처럼 빠른 성장을 할 수 있었던 데는 정보기술(IT) 산업 붐과 정부의 벤처기업 우대정책이 큰 영향을 미쳤다. 코스닥 등록 기업수는 98년만까지만 해도 정체 양상을 보였으나 벤처 붐이 일어난 99년부터 급증해 99년말 4백53개,2000년말 6백8개로 늘어났다. 또 올 연말까지 등록 기업수가 7백20개사에 달할 것으로 전망돼 98년 이후 등록기업수가 연평균 1백30개씩 늘어나는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시장 규모가 급속히 확대됨에 따라 막대한 규모의 자금이 코스닥 시장에 신규 유입됐다. 지난 99년 코스닥 기업들의 자금 조달 규모는 공모 5조6천6백88억원,유상증자 8조5천7백72억원 등 14조2천4백60억원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벤처 거품 해소와 함께 지수도 큰폭으로 떨어져 시가총액은 지난해초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코스닥 지수가 283까지 치솟았던 지난해초 시가총액은 1백조원에 달했으나 최근에는 50조원선으로 급감했다. ◇이제는 질적 성장이 이뤄질 때=코스닥 시장은 그동안 양적 팽창에만 급급해 퇴출 제도 보완 등 질적 측면은 간과했다는 지적이 많다. 지난 87년 4월 이후 주식장외시장 시절을 포함해 지금까지 코스닥 시장에 등록됐던 기업은 총 1천1백5개사.이중 등록 취소된 기업은 4백1개다. 그러나 등록취소 기업을 사안별로 보면 증권거래소 이전 98개,뮤추얼펀드(증권투자회사) 만기 1백23개 등 시장 건전화와 무관한 취소 사유가 절반 이상이다. 이에 반해 부도나 주식분산기준 미달 등 엄밀한 의미의 퇴출 건수는 1백23건에 불과하다. 코스닥 시장의 진입 장벽을 나타내는 예비심사 승인율에서도 코스닥 시장의 문호가 너무 넓은 게 아니냐는 지적을 낳고 있다. 올 들어 코스닥 예비심사 대상에 오른 2백71개사중 82.7%인 2백5개사가 심사를 통과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내년부터 강화되는 퇴출 기준을 엄격히 적용해 시장의 체질 개선을 이뤄야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