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위칭' 충격 작을듯..매수차익잔고 상당부분 롤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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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이 더블위칭데이(선물.옵션 동시만기일)의 영향권에 들어서면서 심하게 요동치고 있다.
그러나 당초 우려와는 달리 프로그램 매물이 힘을 쓰지 못하는 양상이다.
오히려 외국인의 매매동향에 따라 시장이 출렁이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13일 더블위칭데이를 맞아 단기적으로 수급이 불안해지면서 변동성이 확대되는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프로그램 매매가 장중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우량주를 저가에 매수하려는 세력이 만만치 않은 만큼 큰 혼란은 없을 것이라는 시각도 대두되고 있다.
따라서 프로그램 매매의 사정권에서 벗어나 있는 개별종목 중심의 대응이 당분간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방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저가매수세 많다=12일 종합주가지수는 약세로 출발했으나 상승 반전하며 680선을 회복했다.
외국인이 4일만에 매수우위로 돌아서면서 시장분위기를 호전시켰다.
프로그램 매매는 매도가 우세했지만 시장베이시스가 콘탱고(선물 고평가)를 유지하면서 프로그램 순매도가 5백32억원에 그쳐 수급에 큰 부담이 되지 않았다.
장득수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더블위칭데이를 앞두고 프로그램 매도물량이 쏟아질 것에 대비해 우량주 매수기회로 삼겠다는 세력이 만만치 않았다"며 "특히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강하게 매수하는 등 핵심블루칩이 주가지수를 끌어올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하락종목수가 상승종목수를 웃돌고 외국인 이외에 특별한 매수주체가 나타나지 않아 불안한 상승세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이 올들어 11번이나 금리를 내릴 정도로 경기상황이 긍정적이지 않지만 주식시장만 급하게 가는 양상"이라며 "추가 상승을 낙관하고 주식을 사들일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불씨로 남은 프로그램 매매=전날까지 매수차익거래(선물매도·현물매수) 잔고는 1조1천6백65억원에 달했다.
이날 프로그램 매매중 차익거래가 3백26억원의 매도우위를 보여 매수차익거래 잔고는 1조1천1백억원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당초 1조원 이상인 매수차익거래잔고가 만기일 이전에 상당부분 청산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프로그램 매물의 힘은 약화됐다.
내년 3월물의 거래량이 부쩍 늘어난 점에 비춰볼 때 상당 물량이 이월(롤오버)된 것으로 분석된다.
한정희 대투증권 선임연구원은 "매수차익거래잔고의 청산은 만기일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며 "현재 잔고중 4천억∼6천억원 정도가 매물로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 "현재 3월물의 이론괴리율이 플러스 0.67% 정도로 매수차익거래를 하기에 충분해 3월물과 연계된 물량이 상당수 유입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만기일 이후 전략=전문가들은 만기일 이후가 더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매수차익거래잔고중 상당물량이 다음 월물로 롤오버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과거 사례로 볼때 만기일 충격이 클 경우 회복도 단기간에 나타나는게 보통이다.
그러나 미국증시 불안이나 외국인 매도세 등으로 3월물의 백워데이션이 확대될 경우 잠재불안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만기일 이후 청산을 노리고 롤오버시킨 물량이 정리될 가능성이 높다.
황창중 L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만기일 프로그램 매물로 지수 충격이 나타날 경우 단기적인 수급부담에서 벗어나 시장은 가벼워질 수 있다"며 "이 경우 미국 등에서 발표되는 경제지표에서 모멘텀을 얻어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제지표들이 악화될 경우 만기일 이후에도 조정양상이 지속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분간 지수관련주를 피해가는 매매를 하는 게 유리할 것"이라며 "지수민감도가 떨어지는 개별 중소형주나 대중주,코스닥종목 등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