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이틀 내리 하락했다. 지난달 29일 이후 지속해온 하락과 상승의 번갈이는 일단락됐다. 역외선물환(NDF)정산관련 역내 매물이 적극적으로 하락 분위기를 조장했으며 보유물량 처분 등 공급우위의 장세가 뚜렷했다. 달러/엔 환율도 126엔 진입에 어려움을 겪으며 소폭 조정을 거쳤으며 증시 강세, 외국인 순매수 전환 등 제반여건도 하락쪽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장 후반 들어 낙폭을 대거 축소하는 매수세가 유입됐으나 시장에 물량부담은 여전히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 하락의 여지는 여전히 남은 상황.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3.90원 내린 1,274.40원으로 마감했다. ◆ 1,270원 테스트 여부 주목 = 다음날에도 NDF정산관련 매물 부담이 있으며 달러/엔 급등이나 증시 급락이 없는 한 환율은 하락세를 이으면서 1,260원대 진입을 고려해볼만한 여지가 있다. 다만 최근 연중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는 엔/원 환율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NDF정산관련 역내 매물이 하락을 주도했으며 일부 은행의 달러되사기, 국책은행과 역외 매수세가 소폭 반등을 이끌어냈다"며 "막판 반등이 1,275원이 막혀 분위기는 밑으로 가 있음이 거듭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장에서 떠돌고 있는 외국인 직접투자(FDI)자금 등을 감안하면 오르긴 어렵고 내일도 NDF정산관련 매물이 있다"며 "1,270원을 뚫기 위한 시도가 있을 것 같고 거래는 1,270∼1,277원에서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시장은 계속 무거운 상태에서 밤새 달러/엔의 반등이 없으면 일단 1,272원 하향을 시도하면서 수급에 의한 1,270원 지지여부가 결정날 것"이라며 "내일 일시적으로 1,268원 정도까지 내려갈 여지가 있고 1,275원이 저항선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또 "내일은 NDF정산관련 매물부담이 오늘보다 덜 해 엔/원과 관련한 차익실현 매수세를 고려해서 거래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며 "연말 무역수지 등을 고려해서 수급상황을 보고 속도조절을 위한 당국의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수급-제반여건, 하락 공조 = 수급상 공급우위를 보인 것과 함께 증시나 달러/엔 환율 등도 환율 하락을 거들었다. 이날 하락의 가장 큰 요인은 NDF정산관련 역내 매물이었으며 역외의 롤오버 매수세는 그다지 강하지 않았다. 전날 달러매수초과(롱) 상태에서 넘어온 탓에 보유물량을 덜어내는 작업도 이뤄졌으며 업체는 간간히 네고물량을 내놓았다. 외국인의 주식순매도에 따른 역송금수요는 많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달러/엔 환율은 오후 5시 1분 현재 125.62엔으로 하락조정을 거치고 있다. 전날 뉴욕에서 달러/엔은 미국 금리인하에 따른 일본 경기회복의 지연 가능성으로 엔 약세기조를 이어 125.98엔을 기록했으며 이날 일본 단칸지수가 악화됐지만, 예상치보다 나은 점을 반영, 달러/엔의 추가 상승은 저지됐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330억원, 341억원의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나흘만에 순매수로 전환한 것이나 지난 이틀간 순매도에 따른 역송금수요가 아직 대기하고 있어 다음날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밤새 NDF환율이 거래범위를 낮춰 1,283/1,284원에 마감한 것을 반영, 개장가는 전날보다 0.30원 낮은 1,283원에 형성됐다. 개장직후부터 NDF정산관련 매물로 낙폭을 확대한 환율은 10시 38분경 1,274원까지 내렸다. 이후 달러되사기(숏커버)로 1,275원선으로 되올랐던 환율은 추가 물량공급으로 11시 26분경 1,273.90원까지 고개를 숙인 뒤 1,275원까지 재반등하며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50원 낮은 1,274.50원에 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조금씩 저점을 낮추는 흐름을 보이며 2시 49분경 이날 저점인 1,271.80원까지 내려섰다. 이후 추격 매도가 주춤한 틈을 타 달러되사기와 일부 역외매수세 등이 나오면서 환율은 4시 17분경 1,275.50원까지 반등을 시도했다가 1,274원선으로 되밀렸다. 장중 고점은 개장가인 1,278원, 저점은 1,271.80원으로 이번 주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가리켰다. 변동폭은 6.20원.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9억7,85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9억4,45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2억4,680달러, 2억5,830달러가 거래됐다. 13일 기준환율은 1,274.4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