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 혼돈의 세계서 질서찾기..시인 김지하 학고재서 '묵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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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김지하(金芝河)씨가 서울 관훈동 학고재에서 "미의 여정,묵란전"을 갖고 있다.
그의 첫 묵란전이면서 회갑기념전 성격을 띤 이번 전시에는 20여년간 그려온 난초 그림중 엄선한 "흐르는 강물같이""기우뚱한 균형"등 70여점을 내놨다.
그는 군부독재하에 옥고를 치르고 풀려난 1980년 심신을 요양하러 강원도 원주에 갔다가 생명운동가인 장일순(1928-1994)에게서 난초 치는 법을 처음 배웠다.
그는 "난초를 치다보면 자연히 자리를 뜨지 않게 된다"며 "결국 선생님의 덕을 많이 봤다"고 회고한다.
김 씨는 미묘한 난초의 세계에 대해 프랑스 철학자 질 들뢰즈의 표현을 빌려 "카오스모스(카오스와 코스모스의 합성어)"라고 말한다.
혼돈 속에서 질서를 찾는다는 것이다.
그가 가장 즐겨 그렸던 소재로 바람에 흩날리는 표연란을 비롯해 엉성하게 텅 비었다는 뜻의 소산란,한 획으로 단번에 쳐야 하는 몽양란 등을 선보였다.
매화 1점과 달마도 2점도 함께 출품했다.
기(氣)가 발하면 하루에도 20~30점을 너끈히 그려내는데 올해에 그린 난초 작품만도 2천점이 넘는다고 한다.
26일까지.
(02)739-4937
이성구 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