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투데이] EU 회원국이 되기위한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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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유럽에서 사회주의체제가 무너지고 전 유럽에서 자본주의체제로 통합된 이후 10여년이 지나는 동안 유럽통합의 모델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는 유럽연합(EU)이 그동안 정치적으로 또는 경제적으로 안정된 상황에서 통합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또 내년 1월부터는 유럽 12개국에 유로화라는 새로운 화폐가 통용된다.
유로화라는 지폐와 동전의 도입은 유럽통합의 과정에서 역사적인 이정표가 될 것이다.
또 EU회원국들은 하나의 화폐를 사용함으로써 하나의 유럽인이라는 성취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유로화를 출범시키는 우리의 목표는 무엇보다도 인플레이션을 2%대로 떨어뜨려 물가를 안정시키는 것이다.
또 EU는 금리를 낮춰 자본시장을 안정시키는 것이다.
나는 유로화가 결국에는 동유럽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러므로 현재 12개국인 EU는 아직 가입하지 않은 국가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비회원국들은 EU에 진입하고 유로화를 사용하기 위해 거쳐야 할 관문들이 많이 놓여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비EU국가들은 EU라는 공동체에 들어오기 위해 단계적인 실천을 해야 한다.
비회원국들은 △만족할 만한 결합 △진정한 결합 △재정구조와 기능의 결합이라는 단계를 거쳐야 할 것이다.
첫째로 만족할 만한 결합이란 비회원국들이 구조개혁을 광범위하게 실시해 경제의 체질을 바꾸는 것이다.
이는 역내에서 경제의 완전한 사유화,법과 제도의 정비,경쟁시장의 활성화를 지향하는 것이다.
둘째로 진정한 결합은 EU에 가입하려는 국가들은 우선 인플레를 잡아야 한다.
물가가 연 평균 6%를 넘어서는 안된다.
물론 이것은 통화와 재정정책의 균형,생산성 향상을 통한 임금인상을 통해 건전하게 물가를 안정시키라는 의미다.
또 비회원국들은 이러한 두번째 단계를 실현시키기 위해 첫 단계인 경제의 구조조정을 마무리해야 하고 유로화지역에 편입할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셋째로 재정의 구조와 기능의 결합은 가장 중요한 마지막 단계다.
우선 이 단계의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비회원국은 EU의 회원국이 되기 위해 유럽중앙은행(ECB)에 대한 호의적인 태도가 필요하다.
이렇게 함으로써 비회원국은 EU국가들을 거울삼아 앞으로 몇년동안 경쟁력없는 은행들을 통합하는등 재정부문의 구조와 기능의 과감한 개혁을 해야 한다.
이 것은 또한 금융시장에서 인수합병을 외국인에게도 개방해야 됨을 의미한다.
경쟁력 있는 은행만이 살아남을 수 있고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ECB는 회원국들간에 공동의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을 공유하고 유로라는 공동의 화폐를 사용하기 때문에 EU수준의 금융구조를 요구하는 것이다.
물론 비회원국들은 저마다 처한 사정이 다르다.
그러므로 개혁의 방법도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목표는 오직 하나 ECB가 정한 기준을 통과하는 것이다.
그리고 EU회원국이 되려는 국가들에 한가지 충고한다면 유로화로 통합하기 앞서 환율조정장치(ERM)에 우선 가입해야 한다.
ERM회원국은 ECB의 모든 의무를 수행하지 않고도 서서히 개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ERM회원국은 최소 2년이상 의무적으로 머물러 있어야 한다.
ERM회원국은 유로화권에 머물며 서서히 적응할 수 있다.
ECB가 목표로 하는 유로라이제이션은 결코 한쪽에 편향된 것이 아니다.
기존의 EU회원국 뿐만 아니라 새로 가입하는 동유럽의 국가들에도 똑같은 의무와 권리가 주어질 것이다.
정리=권순철 기자 i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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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빔 뒤젠베르크 유럽중앙은행(ECB)총재가 최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유럽은행회의에서 'The ECB and accession process'란 주제로 행한 연설을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