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다시 경기침체의 한파에 노출됐다. 13일 뉴욕 증시는 수익부진, 감원, 소매판매 급감 등 경기하강 양상을 따라 곤두박쳤다. 나스닥지수는 2,000선 아래로 뚝 떨어졌고 다우존스지수는 130포인트 가까이 빠지면서 9,700대로 밀려났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28.36포인트, 1.30% 낮은 9,766.45를 가리켰다. 나스닥지수는 64.87포인트, 3.23% 내려 1,946.51을 기록했다. 대형주 위주의 S&P 500 지수는 전거래일보다 17.69포인트, 1.56% 낮은 1,119.38에서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다우존스지수는 9,800선, 나스닥지수는 1,980선으로 하락출발한 뒤 횡보하다 오후장 후반에 접어들면서 골을 깊게 파내렸다. 소매판매는 11월 전달보다 3.7% 줄었다.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판매는 0.5% 감소했다. 소매판매는 전달 자동차업체의 적극적인 마케팅에 힘입어 향후 판매를 당겨오며 급증한 탓에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긴 했지만 폭과 충격은 예상보다 컸다. 루슨트와 광통신 장비업체 시에나가 어두운 수익전망을 내놓으면서 네트워크 업종을 9.64% 급락케했다. 루슨트는 이번 분기 매출이 전분기보다 감소하고 손실이 당초 예상보다 확대되겠다고 내다봤다. 시에나는 회계연도 4분기 기대와 일치하는 영업이익을 발표했지만 다음 분기는 적자전환을 우려했다. 통신주는 퀘스트 커뮤니케이션즈의 내년 수익 부진 전망과 7,000명 감원 발표로 인해 4% 이상 내렸다. 반도체주는 전날 장 종료 후 나온 장비업체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의 감원과 AMD에 대한 프루덴셜 증권의 투자등급 하향에 타격을 받았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6.78% 내렸다. 이밖에 하드웨어, 닷컴, 인터넷 등 기술주가 큰 폭 내렸고 항공과 화학도 약세를 보였다. 제지, 제약, 소매, 수송 등 업종은 1% 안쪽에서 비교적 선방했다. 생명공학 1.26%, 석유 서비스 0.48% 등만 오름세를 기록했다. 채권시장에서도 매도세가 우세, 금리가 소폭 상승했고 달러는 엔과 유로화에 대해 강보합세로 거래됐다. 주간 실업수당 신청자가 39만4,000명으로 전주보다 8만6,000명 줄었다는 소식은 잇따른 감원 계획에 빛이 바랬다. 전날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가 전날 최다 6,500명을 자르겠다고 한 이후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시에나 등이 인원감축 계획을 발표했다. 뉴욕증권거래소와 나스닥시장 모두 하락종목이 상승에 비해 두배에 이르렀다. 거래량은 각각 17억2,100여만주와 20억6,700만주를 기록했다. 한경닷컴 백우진기자 chu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