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e기업 집중분석] 기술보다 마케팅으로 승부 .. 씨큐어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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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업체인 씨큐어넷은 벤처기업이지만 전혀 벤처답지 않다.
직원이 2천3백명인데다 기술 개발에는 커다란 비중을 두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직원이 많은 이유는 공항이나 주요 산업기지 등에 파견한 보안 관제 파견요원이 2천여명에 달하기 때문이다.
실제 본사 인원은 1백70명 수준이다.
직원 수에 대한 의문은 풀리지만 기술에 별로 관심이 없다는 것은 납득하기 쉽지 않다.
씨큐어넷은 기술보다 마케팅으로 승부하는 회사다.
◇프로바이더가 목표=씨큐어넷은 기술을 믿지 않는다.
기술의 흐름이 워낙 자주 바뀌는데다 경쟁이 치열해 1등 기술이 언제 2등으로 전락할지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다.
퀄컴처럼 압도적인 기술을 갖고 있다면 모르겠지만 현실적으로 이런 기술을 갖기 어려운 만큼 아웃소싱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묶어 네트워크를 만들어 마케팅을 잘하는 것이 이 회사의 최대 관심사다.
대표적인 예가 최근 역점 사업으로 키우고 있는 '사이버아파트 통합 보안 및 관제 시스템'이다.
최근 충북 청주시 분평 주공5단지 1천3백50가구에 대한 보안 관제 시스템을 수주했는데 공사에 필요한 대부분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는 다른 회사로부터 조달받았다.
공사까지 하청을 주기 때문에 씨큐어넷은 네트워크를 구축해 주고 마케팅을 통해 물량을 수주하는 일에만 몰두하고 있다.
나이키처럼 자체 공장 없이 모두 아웃소싱으로 운영하는 '프로바이더'가 되겠다는 게 이 회사의 목표다.
◇가능성에 투자한다=씨큐어넷의 정보통신사업본부에는 수많은 사업 아이템들이 있다.
보안솔루션,인터넷보안,음성데이터통합(VoIP)솔루션,지문인식 제품,기업정보화,무인교통단속시스템 등 다양하다.
물론 자체 인력이 기술을 개발하는 게 아니라 이 분야와 관련된 전문업체에 출자를 하거나 제휴를 맺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가능성을 타진해보다가 사업이 커질 수 있겠다고 판단하면 과감하게 사업 본부로 승격시킨다.
대신 가능성이 없다고 판명되면 즉각 문을 닫는다.
잭 웰치 회장이 GE를 운영했던 시스템을 빌려온 것이다.
이는 수많은 기업의 흥망성쇠를 경험한 채규철 회장이 선택한 사업 방식이다.
◇투명경영=이 회사 직원들은 누구라도 '회계 일보철'을 볼 수 있다.
현금과 부채,유가증권 투자현황 등 자금 내역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중요한 서류지만 사무실 한 쪽에 아무나 볼 수 있게 비치해 놓았다.
기자에게도 서슴없이 장부를 보여줄 정도다.
감출 이유가 전혀 없다는 게 채 회장의 설명이다.
이익 분배도 투명하다.
영업을 통해 이익을 내면 70%가 회사 몫이 되고 30%는 영업직원에게 돌려준다.
씨큐어넷의 현재 주력 사업은 공항 항만 등에서 승객이나 짐,컨테이너 등을 검색하는 물리적 보안 부문과 산업시설 경비,사이버아파트 등이다.
포항제철 광양제철 여수화학 인천공항 등에 침입방지 시설을 갖춰 놓았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