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06:46
수정2006.04.02 06:49
신경제의 리더에서 경기악화의 주범으로 전락한 IT업계가 새로운 희망의 불씨를 피우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사가 국내 IT업계의 최고경영자(CEO) 1백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조사결과는 IT산업이 내년 국내경기 회복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낼 수 있을 것임을 보여준다.
◇IT경기 전망=CEO들은 IT경기 회복 시점을 내년 3·4분기(41%)로 예상했다.
또 상당수 CEO들은 내년 2·4분기(36%)라고 응답,대체로 내년 IT 경기를 낙관했다.
또 국내경기 회복을 위한 전제조건으로 'IT경기 회복'(36%)을 꼽아 IT산업이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라는 인식을 보였다.
IT산업 회복을 위해서는 '국내외 경기회복'(48%)은 물론 '수익모델 확보'(25%) 'M&A 사업재편 등 업계 구조조정'(12%) '정부의 실효성 있는 지원'(7%) 등이 뒤따라야 한다는 견해를 보였다.
IT산업 활성화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업종으로는 인터넷(38%) 반도체(25%) 이동통신(19%) 컴퓨터(11%) 등을 꼽아 인터넷과 반도체가 향후 IT산업의 향배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도 투자계획=IT 업계는 내년 본격적인 투자 확대에 나설 전망이다.
경기 회복에 대한 낙관적 시각을 반영하듯 설문 대상자의 57%가 '투자 규모를 늘릴 계획'이라고 응답했다.
투자 규모는 올해보다 10∼50% 수준(53%)이 대부분이었고 50∼1백%(25%) 1백% 이상(12%) 늘리겠다는 대답도 많았다.
투자확대 배경은 향후 성장성을 감안한 선(先)투자 차원(63%)과 사업다각화를 위한 것(18%)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IT 업계가 투자 확대에 나서기로 함에 따라 경기 전망을 한층 밝게 하고 있다.
업종별로는 인터넷 엔터테인먼트 소프트웨어 보안 분야에서 적극적인 투자확대 의지를 보였다.
반면 내년도 투자 규모를 올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하겠다는 업체는 38%,투자 규모를 더 줄이겠다는 기업은 5%에 그쳤다.
◇자금 사정=IT경기 위축을 반영하듯 현재 IT 업체들의 자금 사정은 여전히 어려운 것으로 조사됐다.
'비교적 여유가 있으나 신규 사업을 벌이기는 벅찬 상태'(53%)이고 '근근이 사업을 유지할 정도'(19%)다.
SI(시스템통합) 엔터테인먼트 보안 분야는 비교적 자금 사정이 넉넉한 편이고 인터넷 소프트웨어 분야가 특히 어려움에 처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내년에 IT 업체들이 계획대로 투자 확대에 나서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CEO들은 벤처캐피털 등으로부터 자금을 수혈받기 힘든 현실을 감안,사업으로 벌어들인 돈으로 충당할 계획(74%)을 세워놓고 있다.
또 자금 사정이 수월한 엔터테인먼트 보안 등의 분야에서 투자 규모를 큰 폭으로 늘리겠다는 응답이 많았다.
◇정부의 IT정책 평가=IT업계 CEO들은 정부의 IT 정책에 비판적인 시각을 보였다.
초고속 인터넷망 확대 등 일부 성과는 높이 평가하면서도 정책의 비일관성,정책 혼선,과잉중복투자 등 문제점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의 IT산업 투자에 대해서도 '낭비적 요인이 많았다'(44%) '배정된 예산마저 적기에 집행되지 못했다'(28%)는 견해를 보였다.
한편 CEO들은 최근 벤처 1세대들이 잇따라 퇴진하는 등 CEO 교체바람에 대해 일단 긍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응답자의 대부분(75%)은 회사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전문경영인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