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민들은 기업이 추구해야 할 가장 중요한 목적으로 근로자의 복지,사회.국가의 발전 등 공공 기능을 우선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기업체 근무자나 대학생은 물론 경제학 교수들 스스로도 기업에 대한 현행 경제학 교육에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곽태원.남준우.김홍균 서강대 교수는 14일 서울 소공동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한국경제학회가 개최한 "우리는 기업을 어떻게 보는가"라는 심포지엄에서 최근 일반 국민(1천11명) 대학생(8백33명) 경제학 교수(2백20명) 기업체 신입 사원(입사 2~3년차.1백7명) 기업 인사담당자(43명) 등 다섯개 집단을 대상으로 기업에 대한 국민의식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기업이 추구해야 할 가장 중요한 목적에 대해 일반 국민들의 47.6%가 '근로자의 복지와 발전'이라고 응답했다. '사회와 국가의 발전'을 중시한 국민들은 28.3%를 기록했고 '기업의 이익과 발전'이 중요하다고 답한 사람은 12.1%에 불과했다. 이는 일반국민을 제외한 나머지 조사집단 모두 '기업의?'를 가장 중시한것과 상반된 결과다. 또 기업가의 개인 재산을 처리하는 방법과 관련,일반국민의 13.4%가 '기업가의 자유'라고 응답한 반면 무려 72.4%가 '어느 정도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고 답했다. 기업가에 대한 호감도 조사에서는 교수를 제외한 모든 집단이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고 그 이유로 '경영능력 부족'보다 '도덕성 부족'을 꼽은 사람이 많았다. 기업에 대한 현행 대학 교육에 대한 질문(일반국민 제외)에서는 조사집단에 상관없이 '잘못 교육하고 있다'는 답변이 '잘 교육하고 있다'는 답변보다 훨씬 많았다. 특히 응답자들 대다수가 교육 방식보다 교육 내용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향후 경제학 교육에서 보완해야 할 점에 대해 대학 교수들은 △기업의 이윤추구 행위 자체가 사회에 도움이 되는 것이며 △기업은 환경 변화에 적응해 나가는 생명체라는 점을 주지시키고 △기업·기업인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통해 이들을 매도하는 시각을 바로잡을 수 있는 교육이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 인사 담당자들은 △이론 위주의 교육보다는 현실적으로 기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교과과정과 △현장학습 및 사례교육 등이 보강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좌승희 한국경제연구원장은 이번 설문조사에 대해 "한국 국민들의 의식수준은 사회주의 국가를 방불케 한다"며 "이런 사회주의적 사고방식이 사라지지 않는 한 자본주의가 제대로 작동하기 힘들다"고 우려했다. 또 "실패한 기업을 공적(公敵)화 해버리는 사회 분위기속에서 기업들이 어떻게 살 수 있겠느냐"며 "기업과 학계는 물론 정부가 앞장서서 기업에 대한 국민의 잘못된 인식을 바꿔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