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kim@e-corporation.co.kr 기업들이 내년도 사업계획을 세우고 있다. 생존을 목표로 할지,도약을 목표로 할지 망설이고 있다. 내년 하반기까지 경기가 안 좋을지,중반부터는 점차 풀릴지,어디서 소비가 일어나면서 공급의 꽉 막힌 숨통이 트일지…. 그동안 10%·20%성장에 익숙한 우리로서는 3%성장 제로성장 등을 생각하기 쉽지 않다. 내년에 신규채용은 없다. 매출은 올해와 같게 잡는다. 수익률이 더 떨어질 수도 있으니 10% 비용절감이니 10% 임금 인하니 이런 말은 꺼내기 힘들다. 그 순간 비전은 없어지고 만다. 직원 한 명 해고하지 않고 구조조정에 성공했다거나 임금 한 푼 삭감하지 않고 수익을 늘렸다는 이야기는 최고경영자(CEO)에게 참으로 구세주와 같은 얘기다. 때론 우리도 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도 해 본다. 하지만 그것은 정말 기적같은 일이다. 신생기업의 성공률이 3%라면 그것은 기적이 아니다. 부실기업의 성공률이 0.01%라면 기적이라고 할 수 있다. 아무도 안 된다고 확신하고 버렸는데,자신이 일으켰으면 그것은 기적이다. 아무도 믿지 않는데 자신만 믿고 해냈다면 그것도 기적일 것이다. 기적스토리에 혼을 뺏기고 있는 것 같다. 지나치게 성공스토리에 집착하는 것 같다. 어려운 환경에서,불가능한 환경에서 성공을 일궈내는 정신을 너무 예찬하고 있다. 물론 어려운 환경에서 일어나야 하는 경우에는 이미 바닥을 짚고 있으므로 거기서 스스로 헤쳐 나오는 방법밖에 없다. 하지만 목표를 불가능할 정도로 높게 잡아 스스로 성취의 확률을 기적의 확률에 가깝게 만들고 있다면 큰 문제다. 팀당 목표량,부서당 목표량을 설정하고 있다. 팀에,부서에 너무 과다하게 주고 있지는 않은가. 회사에 너무 높은 목표량을 씌우고 있지는 않은가. 물론 3년내 1백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고 5년내 15%의 이익률을 올리면 좋다. 하지만 너무 무리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도약은 좋다. 그러나 가능한 숫자인지 한번 곰곰이 되짚어 봐야 한다. 도전은 좋지만 체력도 살펴야 한다. 사업계획의 성공비결은 간단하다. 바로 낮게 잡는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