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와 환율 변동폭이 커지고 있는 것도 수출기업들에 이중 부담이 되고 있다. 환율의 하루 변동폭(최고치-최저치)은 지난달 평균 4.3원이었던 것이 지난주 들어서는 6.4원으로 50% 가까이 확대됐다. 환율 변동폭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는 요인으로는 크게 세가지를 꼽을 수 있다. 먼저 주가 변동폭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 증시에 참여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증시의 시황 변동은 외환시장에서의 원화 수급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증시가 활황을 보이면 원화로 자금을 바꿔 한국 증시에 투자하려는 외국인들의 원화자금 수요 폭주로 환율이 하락(원화가치 상승)한다. 반면 주가가 하락하면 한국 주식을 처분한 뒤 달러로 바꿔 해외로 빠져 나가려는 투자자들의 달러화 수요로 원화 환율이 오름세를 탄다. 외환 거래량이 줄어들고 있는 것도 문제다. 올들어 하루 평균 27억달러 내외를 유지했던 외환거래량이 이달 들어서는 25억달러대로 줄어들어 거래량의 시장 안정 기능이 떨어지고 있는 상태다. 외환당국의 시장 안정 기능도 실종 상태다. 외환당국은 당분간 환율을 시장에 맡기겠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하고 있다. 한경포렉스에 참여하고 있는 대부분의 외환전문가들은 "기업들은 그 어느 때보다 위험관리 능력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도 환율변동보험제를 활성화시키는 등 환위험에 노출돼 있는 정도가 심한 중소기업들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게끔 다양한 환위험관리 정책을 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춘 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