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세계경기가 둔화되면서 수요위축 등으로 하락세를 보인 주요 원자재 가격은 내년에 최근의 안정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원유=유가는 현재 작년말에 비해 크게 떨어져 있는 상태다. 서부텍사스중질유(WTI)는 지난해말 배럴당 26달러대였으나 최근에는 18~20달러 사이에서 움직이고 있다. 지난 9월초까지만 해도 25~30달러대에서 머물렀으나 911테러참사 이후 하락세를 지속하다 10월중순께 1998년8월이후 처음으로 20달러선이 깨졌다. 테러사태로 항공산업 등이 후유증을 겪으면서 수요가 크게 감소할 것으로 우려됐기 때문이다. 당시 유가가 10일 이상 22달러를 밑돌 경우 자동적으로 하루에 50만배럴을 감산하는 OPEC의 유가밴드제는 적용되지 못했다. OPEC의 가격지배력이 저하됐기 때문이다. OPEC은 올들어 세차례에 걸쳐 모두 3백50만배럴을 감산했으나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들이 오히려 공급을 늘림으로써 시장점유율만 떨어졌다. 추가 감산이 이뤄져도 유가는 큰폭으로 오르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 회복이 가시화되기까지 수요가 정체될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미국 등 각국의 원유재고도 넉넉한 상태다. OPEC은 최근 내년에 석유 수요가 10년만에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멕시코재무부는 최근 내년도 원유수출가격을 배럴당 17달러에서 15.50달러로 하향조정한 수정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기타 원자재=미국에서 올들어 구리소비가 2.5% 감소하는 등 세계 제조업 불황에 따른 수요감소로 인해 원자재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5~20%가량 하락했다. 구리 알루미늄 원면 등으로 구성된 로이터상품가격지수는 지난해말 1400대에서 현재 1100대로 떨어져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원자재가격이 내년 상반기까지는 지금의 하향 안정세가 지속되다가 미국제조업이 회복될 하반기부터 오름세를 탈 것으로 보고 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