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를 주도할 첨단 분야로 각광받고 있는 바이오 산업은 내년에 구조조정과 성장이 병행하는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01년 국내의 바이오 산업 규모는 1조5천억원,내년에는 1조9천억원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실제 올해의 바이오 산업 규모가 1조5천억원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고 내년에도 당초 예상치보다는 10%이상 줄어들 것이란 예상이 많다. 아직까지 뚜렷하게 국내 기술로 시장에 큰 파급효과를 미칠 만한 새 제품의 개발이 부진한데다 경기침체로 바이오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가 경색되고 있어서다. 또 코스닥 시장에서 바이오 관련주에 대한 관심도 예전같지 않다. 따라서 신규로 벤처기업을 설립하는 사례도 이전처럼 폭발적이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자금 지원이 줄어들면서 수익 모델을 찾지 못한 소규모 벤처기업의 퇴출이나 인수합병(M&A)사례가 더욱 잦아지는 등 바이오 업계의 구조조정은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삼양제넥스가 항암제 제넥솔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고 대웅제약이 피부 및 각막 상처를 치료할 수 있는 상피세포 성장인자를 개발하는 등 선진국의 기술을 모방하는 것에서 탈피,새로운 개념의 제품을 만드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그동안 꾸준히 이어졌던 투자의 성과물도 서서히 나오고 있는 상황이며 그만큼 내년에도 새로운 상품들이 등장,돌파구를 모색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통상 바이오 산업은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고 장기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하는 분야로 꼽힌다. 상품화까지 수많은 과정을 거쳐야 하고 그만큼 위험이 높은 분야라는 것이다. 상당수 대기업들이 이런 특성을 감안,장기적인 투자를 벌이고 있지만 소규모 벤처기업들은 이와 다른 방향으로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 기능성 식품이나 건강식품 등 쉽게 산업화 할 수 있는 기술을 중심으로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고 있고 이를 통해 단기적 매출을 올려 장기적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의 투자비용을 마련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날 수 있다. 바이오 산업 전반에 걸쳐 다른 분야와의 학제간 연구가 2002년에는 새로운 화두로 등장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올해 인간 게놈 프로젝트가 완성되면서 이제부터는 정보기술(IT)을 얼마나 잘 활용해 유전자의 기능을 효율적으로 분석하느냐가 새로운 이슈로 등장했다. 정부도 학제간 연구의 중요성을 인식,생명공학 육성 3단계 기본계획을 마련하면서 다른 분야와의 공동 연구에 대폭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생물정보학은 바이오기술(BT)과 IT가 융합한 가장 대표적인 사례다. 바이오칩이나 생체로봇,생체소자기술 등 다른 학문 분야와 바이오 기술이 결합한 분야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 또 21세기의 산업 지도를 바꿀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나노기술(NT)과 결합한 "나노바이오"도 각광받고 있다. 이와 함께 두산 바이오텍BU가 독립 사업부문으로 출범했고 LGCI가 생명과학 전문기업으로 변신을 꾀하는 등 바이오 전문기업화 추세는 내년에도 더욱 심화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바이오 연구 인력이나 투자비가 부족하기 때문에 기업간 전략적 제휴 사례는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 해외 유수의 기업과 합작회사를 설립하거나 국내 대기업과 벤처기업이 제휴를 맺는 등 다양한 형태의 사례가 나올 수 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