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윤관 < 산업기술시험원 원장 > 정밀기술이라고 하면 그동안 기계공업 분야에서 작고 정교하게 가공 조립하는 기술이라는 의미로 사용돼 왔다. 그 대표적인 것이 경박단소(輕薄短小)한 제품을 생산해 내는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오늘날의 정밀기술은 재래기술을 미세화하거나 극한화함으로써 새로운 기능과 가치를 창조하는 기술을 포함하고 있다. 정부는 1970년부터 정밀기술진흥대회를 열어 정밀기술 향상에 노력해왔다. 이후 1996년까지 정밀가공 금형 공구 열처리 도금 등 낙후한 기계공업분야를 위주로 대회를 처러 3백70여 우수업체와 5백51명의 우수기술인을 발굴해 포상했다. 첨단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나오고 있는 요즘은 모든 분야에서 정밀기술이 바탕이 되지 않고는 국제경쟁력을 키울 수가 없다. 자원이 부족한 우리로서는 기술집약적인 산업발전이 필수적이다. 그만큼 정밀기술 산업 육성이 중요하다. 1970년 이후 중화학공업 육성시책에 따라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 등은 외형적으로 생산능력이 세계 10위권 안에 들고 있으나 설계 등 핵심기술력은 뒤떨어져 있다. 반도체도 메모리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비메모리분야는 아직 뒤떨어져 있다. 이는 정밀기술 낙후 때문이다. 선진국과의 기술격차를 좁히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정부 기업 모두가 나서야 한다. 그렇지 않고는 기술선진국이 될 수 없다. 올해로 31회 째를 맞는 정밀기술진흥대회는 우수 정밀기술개발기업 및 기술인을 발굴해 포상함으로써 국내 정밀기술 개발을 촉진시켜왔다고 자부한다. 앞으로도 산업현장에서 꼭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해선 안될 것으로 본다. ykkang@ktl.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