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완순 현대무용단이 오는 29일 오후 7시30분,30일 오후 4시 문예회관대극장에서 신작무용 '학아,학아'를 공연한다. 한국 현대무용의 대모로 '수퍼스타,예수그리스도'를 안무했던 육완순씨가 오랜만에 내놓는 1시간10분짜리 대작이다. 육씨는 지난 1986년 아시안 게임때 '한두레',88년 서울올림픽때 '물마루'를 발표한 뒤 1시간 미만의 작품만 발표해 왔다. 이번 작품은 극적 요소를 강화한데다 현대무용의 자유로움과 상상력을 십분 살리는 등 대중성을 높이는 데 주력한 것이 특징이다. '학아,학아'는 '학(鶴)'을 소재로 한 육씨 작품의 완결편.육씨는 지난 84년'학',93년 '학II' 등을 통해 학의 아름다움을 집요하게 그려왔다. 이 작품은 학을 소재로 한 일종의 러브스토리다. 극작가 차범석씨가 전남 목포 앞바다에 있는 삼학도의 전설을 토대로 대본을 썼다. 지균은 꿈 속에서 자신을 괴롭히는 세 마리의 학에 화살을 날리는데,이들 학은 바로 그가 사랑하는 여인들이었고 여인들은 죽은 뒤 다시 삼학도로 변한다는 전설이다. 이 작품은 지균,그리고 그와 짧은 인연을 맺었던 진주 을죽 부용의 비극적 사랑 이야기를 다양한 춤을 통해 형상화하고 있다. 첫번째 아내인 진주는 지균의 배신에 스스로 목숨을 끊고,을죽과 부용은 그의 곁을 떠난다. 무대는 환상적 기법을 차용해 삼학도의 전설을 실감나게 드러낸다. '수퍼스타,예수그리스도'에서 막달라 마리아 배역중 가장 에로틱한 연기를 한 것으로 평가를 받은 이윤경이 지균의 세번째 여인 부용역을 맡았고 이윤경의 실제 남편 류석훈이 지균으로 등장한다. 장은정이 을죽역을,김혜숙이 진주역으로 나선다. 이들은 바다 이미지를 배경으로 강렬한 몸의 율동을 선보인다. 연극인 한태숙씨가 연출을 맡았다. 육씨는 "아름다운 배우자를 맞으려는 한 인간의 욕망을 표현하고 싶었다"며 "관객들은 세속적 욕망의 끝이 어디까지인지 한번쯤 되새겨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화여대 교수 출신의 육씨는 한국 현대무용의 1세대다. 지난 75년 한국 컨템포러리무용단을 창단해 지금까지 예술감독으로서 이끌어 왔다. 그의 대표작 '수퍼스타,예수그리스도'는 지난 73년 초연된 이래 거의 매년 빠짐없이 국내외에서 공연되고 있다. (02)325∼5702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