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퍼탐방] '박지은' .. "美 LPGA 상금랭킹 1위가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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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커버리(recovery)샷을 나보다 잘하는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고 해요"
박지은(22)은 올 한해 자신의 샷이 어떠했는가를 이 한마디로 압축해서 전달했다.
홀마다 리커버리샷을 해야 할 만큼 그녀의 샷은 망가져 있었다는 얘기다.
"올해 라운드중 잃어버린 볼만 50개가 넘을 겁니다"
OB에서부터 러프,해저드,로스트볼까지...
"이처럼 볼이 안맞을 수 있나"고 할 정도로 그녀는 인고의 한해를 보냈다고 회고했다.
그래도 시즌 초 우승을 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그녀는 "그때도 샷은 좋지 않았어요.
마지막날 드라이버샷이 페어웨이에 떨어진 게 6번,그린 적중도 12번에 불과했어요"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였을까.
"기본적인 게 문제였어요.어드레스부터 잘못이 있었다는 얘기죠.힙이 뒤로 빠졌다든가 백스윙 시작 단계부터 틀어져 있다든가….사소한 문제 하나로 몇년간 슬럼프에 빠졌다는 미 PGA 프로들의 얘기가 정말 가슴에 와닿더군요"
비디오도 찍어보고 레슨도 받고 이런저런 얘기들을 종합해 스윙의 잘못된 원인을 찾는 데 주력했다.
가을부터 차츰차츰 샷이 나아지고 있단다.
한때 박세리를 능가할 것이란 평가를 받던 박지은은 박세리가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
"그냥 부럽죠.샘도 나고요"
웃으면서 받아넘기는 그녀의 얼굴에는 정말 시샘이 가득 찬 것 같았다.
박세리,캐리 웹,애니카 소렌스탐과 플레이하면 무엇을 느끼느냐고 묻자 "그들은 정말 자신감이 넘쳐 보인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티잉그라운드에 서면 볼이 떨어질 지점만 보였어요.그런데 자신이 없으니까 그 짧은 순간에 자꾸 쳐서는 안되는 곳만 눈에 들어오는 거예요.정말 티잉그라운드로 올라가는 게 겁이 나더라고요"
그녀는 원래 장타자다.
항상 "나보다 멀리 나가는 사람은 로라 데이비스뿐"이라고 자신있게 말하곤 했다.
그러나 그녀는 올해 드라이버샷 거리가 30야드 정도 줄었다.
그녀는 "스탠더드한 스윙을 갖고도 자신감 없는 사람보다,엉뚱한 스윙이어도 자신감을 갖고 있는 사람이 낫다"고 설명했다.
그럼,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18일 미국 피닉스로 가 새 코치를 선임할 거예요.최근 들어 스윙이 좋아지고 있는 만큼 내년에는 분명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겁니다"
내년 목표에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몇 승보다 상금랭킹 1위가 제 지향점입니다"
박지은은 이 목표에 근접하기 전에는 스폰서십 계약을 서두르지 않을 계획이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