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단기대학은 한국의 전문대학에 해당하는 2년제 학교다. 도쿄 입국관리국의 단속반이 최근 한 단기대학의 도쿄분교를 덮쳤다. 야마가타현 사카다시에 자리잡은 사립 사카다단기대학의 간다분교다. 이 학교의 재학생 3백51명 중 외국인유학생이 3백30명이다. 전체의 94%다. 그리고 외국인유학생의 절대다수는 중국인이다. 이 단기대학이 중국학교처럼 변해 버린 이유는 재정난 때문이다. 청소년인구 감소와 진학 기피 현상으로 학생이 줄어 살림살이가 어려워지자 이 학교는 중국 동북부지역에서 유학생들을 끌어 모으기 시작했다. 아르바이트를 하면 월 10만엔은 쥘 수 있는 일본은 중국학생들에게 있어서 공부도 하고 돈도 벌 수 있는 '기회의 땅'이었다. 입학금·수업료 등으로 한사람당 1백만엔에 가까운 거금이 들어갔지만 학생들은 마다하지 않았다. 부모들이 빚을 얻어 준 돈을 들고 일본 땅을 밟았다. 그리고 이들은 빚을 갚기 위해 빨리 취업전선으로 나갔다. 그러나 인구 10만명의 소도시 사카다에는 말도 서툰 외국인학생에게 돌아갈 일자리는 없었다. 학생들은 약속이나 한 듯 도쿄행 열차에 몸을 실었다. 강의실이 텅 비며 여론이 나빠지자 학교는 궁여지책으로 도쿄에 분교를 냈다. 하지만 말이 좋아 분교지,건물 한 구석에 철제의자 20여개를 갖다 놓은 것이 전부였다. 강의는 비디오로 진행했지만 모이는 학생은 극소수였다. 일본 언론은 사카다단기대학의 파행적 학사 운영을 '상혼'에서 찾고 있다. 학생들의 입국 목적이 경제적 이유에 있는 것을 알면서 등록금 수입 때문에 탈법을 조장했다는 것이다. 사카다단기대학처럼 궤도를 이탈한 학교는 하나,둘이 아니라는 게 일본언론의 추측이다. 지방일수록 특히 심해 입국관리국이 허가를 내주지 않는 일도 빈번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90년대 초반만 해도 세계 톱 클래스를 달렸던 일본의 국가경쟁력(스위스 IMD)은 26위로 추락해 있다. 일본은 교육에 관해서도 정상을 자부했다지만,재정위기 때문에 비즈니스에 몰두하는 학교들의 빗나간 행태는 일본의 또 다른 고민을 보여준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