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실적호전 내수 우량주가 잘 나간다" 주가 조정 폭이 깊어지면서 상대적으로 덩치가 작고 실적이 좋은 내수주가 "빛"을 내고 있다. 17일 거래소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텔레콤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이 대부분 하락한 반면 태평양 신세계 농심 롯데제과 등 중소형 우량주는 강세를 보였다. 미국 테러 사태 이후의 "지수 유동성 랠리"를 이끌었던 반도체 통신 등 기술주가 "미끄럼"을 탄 반면 내수 우량주가 "종목 유동성 장세"의 주도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시장의 주도주가 바뀐 것은 외국인이 매도세로 돌아서고 국내 기관도 프로그램 매매를 제외하고는 매도우위나 관망세를 유지,개인 외에는 매수세력이 없기 때문이다. ◇종목 유동성 장세=삼성전자 SK텔레콤 포항제철 등 경기에 민감한 증시의 '간판주자'들이 하락세로 돌아선 가운데 태평양 신세계 롯데제과 신도리코 농심 웅진코웨이 등 내수 우량주들은 지수 급락에도 불구하고 상승하는 '저력'을 보였다. 대형주(자본금 7백50억원 이상) 중에서도 하이트맥주나 고려아연 등 실적이 좋고 시장 지배력이 뛰어난 일부 종목은 선별적으로 오름세를 탔다. 전문가들은 경기회복 기대감을 등에 업고 대형 및 기술주 위주로 상승가도를 달리던 증시가 기대감에 대한 증거(경기회복 신호)가 보이지 않자 응집력을 상실한 채 종목 장세로 바뀌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프로그램 매매에 따라 지수가 급등락을 거듭하는 대형주 중심의 지수 유동성 장세에서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재료와 실적 등에 따라 매기가 이합집산하는 종목 유동성 장세로 바뀌고 있다(대우증권 홍성국 투자정보부장)는 지적이다. ◇오르는 종목만 오른다=삼성전기 LG전자 등 그동안 외국인 매수세를 바탕으로 많이 오른 종목이 차익 매물을 집중적으로 얻어맞고 있다. 반면 상승장에서 덜 오르면서 잘 버틴 내수 우량주는 강한 모습이다. 삼성전기는 지난달 초 2만9천원선에서 지난 13일 4만5천원선까지 치솟았다가 지난 주말부터 이틀째 하락했다. LG전자도 지난달 초 1만3천원대에서 지난 13일 2만6천원선으로 두배 올랐지만 지난 주말과 이날 6%와 11% 가량 빠졌다. 이에 반해 태평양 농심 롯데제과 웅진코웨이 신도리코 대구백화점 등은 이날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동안 8만∼9만원대를 꾸준히 유지해온 태평양은 이틀째 올라 11만원선을 눈앞에 두고 있다. 농심은 지난달 초 5만8천원선에서 지속적으로 올라 7만원대에 안착했다. 연이틀 오름세다. 내수 우량주 중 추세가 살아 있는 종목만 오르는 차별화된 주가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것(교보증권 김석중 상무)이다. ◇전망 및 투자전략=전문가들은 당분간 실적이 좋은 내수 우량주 중심의 종목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증시가 경기회복 지연 우려 속에 기술주 '거품론'까지 가세,조정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대우증권 이동환 연구원은 "외국인은 연말을 앞두고 매매비중을 줄이는 경향이 있는 만큼 지수 관련 대형주의 상승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올해 마지막 수익률 게임에 동참하려는 개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중소형주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동일제지 아세아제지 수출포장 한국제지 등 제지주와 동아제약 유한양행 등 제약주,경동도시가스 대한도시가스 등 가스주 등 실적 호전이 예상되는 중소형 종목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조언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