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06:57
수정2006.04.02 07:01
[ Business Week 본사 독점전재 ]
미국 기업들의 해외 진출 둔화는 9·11테러사건이 몰고온 결과 중 하나일지도 모른다.
확실히 미국의 대외 직접투자 감소는 테러 참사가 발생하기 몇달 전부터 세계 경제둔화가 뚜렷해지면서 시작됐다.
그러나 9월11일 이후 미국 기업들의 세계화 전략 자체가 후퇴하는 경향이 가속화되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 여름 이후 게이트웨이 컴퓨터는 유럽과 아시아에서 사업을 대부분 철수했다.
AT&T는 브리티시텔레콤과의 합작회사를 해산시켰다.
메릴린치는 아시아에서 물러나기 시작했으며 포드자동차는 유럽의 사업을 대폭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통신회사와 에너지회사들의 남미시장 진출도 크게 둔화됐다.
분명히 미국 회사들이 해외시장 진출에 신중한 이유들이 있다.
많은 회사들이 인터넷 거품 붕괴,전세계적인 경기 하락,분기 실적에 대한 압력 등으로 비틀대고 있다.
그러나 아마도 더 중요한 것은 9·11테러사건이 많은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사고방식을 변화시켰다는 것이다.
개방성을 의미하던 글로벌화는 이제 더 많은 정부의 개입을 예견케 하는 것이 됐다.
새로운 기회를 의미하던 글로벌화는 이제 더 많은 위험에 노출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몇몇 CEO들은 그들의 회사가 반미분자들의 공격 대상이 되지 않을까 우려한다.
컨설팅회사인 부즈앨런&해밀턴의 CEO 랄프 슈레이더는 최근 그가 알고 있는 거의 모든 회사가 경기침체와 9·11테러의 견지에서 글로벌 전략을 진지하게 재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화의 퇴조는 미국만이 아니라 전세계적인 현상이다.
국가가 다른 기업간 합병은 최근 1년동안 50% 감소했고 올해 전세계의 대외 직접투자 규모는 지난해에 비해 4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글로벌화를 주저하는 경향은 미국 경제에 큰 위협이다.
미국 무역의 25%는 미국내 기업들과 해외 자회사들간에 일어난다.
해외 직접 투자가 감소하게 되면 1990년대 미국 경제 성장의 20∼30%를 담당했던 수출도 줄어들게 될 것이다.
가격인상을 억제하고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해온 수입도 마찬가지로 감소하게 될 것이다.
또 돈과 기술 경영관리 등을 제공하는 미국의 역할을 고려할 때 세계 여러 지역의 경제 전망도 미국 투자의 감소로 인해 나빠질 것이다.
미국 기업들은 더 넓은 고객 기반을 확보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하게 되고 장기적인 새로운 경쟁상대들에 기회를 넘겨주게 될 것이다.
지난 80년대 라틴 아메리카의 부채 위기때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AT&T 같은 미국회사들은 신흥국가시장에서 발을 뺐다.
이들 회사가 유럽의 경쟁사들에 잃어버린 입지를 회복하기까지 10∼15년이 걸렸다.
70∼80년대 포드와 GM은 미국내 문제들로 해외시장 진출을 소홀히 했다.
일본 회사들이 그 빈자리를 채웠으며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신흥국가들의 회사들도 지금 새로운 경쟁사들로 성장하고 있다.
잭 웰치 전 GE회장은 최근 "가장 큰 위협이 되는 경쟁상대는 우리가 어떻게 쓰고 발음해야 하는지 모르는 이름을 가진 회사들"이라고 말했다.
미 정부는 현재 광범위한 다자간 협력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새로운 글로벌 무역 자유화를 추진하는 것이 포함돼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미국 기업들이 자꾸만 안쪽으로만 수그러든다면 참으로 비생산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정리=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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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미국 예일경영대학원의 제프리 E 가튼 학장이 경제전문주간지 비즈니스위크 최신호(17일자)에 기고한 칼럼을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