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S경영진 '파워게임' 아놀드 사장 전격 경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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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3위의 투자은행인 UBS그룹의 루크만 아놀드 사장이 취임 8개월여 만에 전격 경질됐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19일 보도했다.
스위스의 UBS그룹은 아놀드 사장 후임에 피터 우플리 UBS에셋매니지먼트 최고경영자(CEO)를 임명했다.
아놀드 사장의 전격교체에 대해 회사측은 "적지않은 이견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구체적인 인사배경은 밝히지 않았다.
마슬 오스펠 회장은 "인사조치를 빨리 취하지 않았다면 경영상의 문제가 발생했을 것"이라며 "향후 전략이나 투명경영은 변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오스펠 회장이 자신의 이미지는 추락하는 반면 2인자인 아놀드 사장이 급부상하면서 위기감을 느껴 이번 인사를 단행했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UBS가 크레딧스위스퍼스트보스턴(CSFB)과 스위스항공의 지분을 공동인수한 뒤 새 회사로 탈바꿈시키려던 프로젝트가 실패로 끝나면서 위기감이 고조됐다는 것이다.
스위스항공은 파산보호를 신청했고 이 프로젝트를 주도한 오스펠 회장에게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다.
리먼브러더스는 스위스항공 사태가 이번 인사의 촉매제가 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놀드 사장은 미 증권중개사인 페인웨버를 1백15억달러에 인수하는 작업을 주도하는 등 투자가들 사이에서 UBS의 신뢰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던 인물이다.
특히 UBS는 지난 4월 비 스위스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아놀드를 사장으로 발탁해 글로벌 금융기업으로 거듭났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시장은 아놀드 사장의 전격교체에 실망하는 반응을 보였다.
교체 소식이 알려진 18일 UBS 주가는 4.2% 급락했다.
신임 사장인 우플리는 오스펠 회장과 친분이 두터운 스위스인으로 매킨지컨설팅의 컨설턴트 출신이다.
UBS의 CEO는 오스펠 회장이 올초 CEO를 그만둔 뒤 공석으로 돼 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