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신탁상품의 만기규제가 폐지된 후 시중자금이 은행 특정금전신탁에 몰리고 있다. 19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 신탁상품의 만기에 대한 규제가 없어진 지난 1일부터 13일까지 특정금전신탁에는 총 9천3백66억원의 자금이 새로 유입됐다. 이는 지난 11월 한달 간의 유입규모(2천1백14억원)보다도 3.4배나 늘어난 것이다. 금융계 관계자는 "금리가 오름세를 보이는 데다 향후 경기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채권투자비중이 높은 투신사에서 빠진 돈의 상당 부분이 은행으로 몰리고 있다"며 "특히 배당실적이 좋고 단기운용이 가능해진 특정금전신탁에 자금이 쏠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들은 이달 들어 6개월∼1년이었던 특정금전신탁의 만기를 3개월까지 줄였으며 국민은행의 경우 1개월 만기 상품도 내놓았다. 관계자는 특히 특정금전신탁의 경우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등에 이용되고 있어 올들어 총 4조9백90억원의 돈이 유입, 은행권에서는 원본보장형인 신노후생활신탁에 이어 가장 높은 증가세를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은행별로는 하나.한미.산업은행의 특정금전신탁 수탁고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의 수탁 총액은 10일 현재 3조2천억원, 한미은행은 2조6천억원, 산업은행은 2조3백17억원이었다. 한편 금전신탁중 추가금전신탁에는 지난달 5천5백83억원의 돈이 유입됐으나 만기규제가 풀린 후 특정금전신탁에 비해 상대적으로 만기구조가 길어지면서 2천5백49억원의 돈이 빠져 나간 것으로 나타나 시중자금이 만기가 짧고 안정된 투자대상에 몰리는 것으로 풀이됐다. 박수진 기자 park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