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철강업계가 OECD 고위급 철강회의에서 약 10%의 설비를 감축(조강설비 기준 감산)키로 해 국내 철강업계가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국가별 감축계획이 바로 공표되지는 않았으나 미국이 1천7백만t,EU(유럽연합)가 1천8백만t,일본이 2천만t을 감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자원부와 국내 철강업계는 지난 98년 이후 구조조정을 통해 조강설비 5백만t,압연설비 5백만t을 감축했다는 점을 들어 감산에 반대하고 있다. 철강협회 김성우 통상협력팀장은 "어차피 미국,EU,일본 등도 98년 이후 실시한 설비감축 규모를 감안하고 있다"며 "한국은 할 만큼 했기 때문에 더 이상 비효율 설비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업계는 만일의 경우를 대비하고 있다. 논의되고 있는 비효율 설비 감축(감산)이 조강(불순물을 제거한 쇳물) 기준이기 때문에 포항제철,INI스틸,동국제강 등 고로(용광로)와 전기로를 갖추고 있는 업체가 대상이다. 포철은 비효율 설비감축 전략으로 광양제철소 미니밀 가동 중단 및 폐쇄를 제시하고 있다. 제1미니밀의 경우 내후년부터 전기로 1,2호(연산 1백80만t)를 가동 중단할 예정이고 제2미니밀(연산 2백만t)은 이미 건설 중단했다. 유병창 포철 상무는 "국가별 감산 규모가 정해지지 않아 더 기다려봐야겠지만 포철로선 충분한 설비감축을 했다"고 말했다. INI스틸은 비효율 설비가 없어 별도로 감산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동국제강은 지난 98년 연산 1백50만t 규모의 부산공장을 폐쇄한 실적을 꼽고 있다. 매각절차를 밟고 있는 한보철강은 "해외 매각되면 폐쇄된 것으로 간주한다"는 게 김 팀장의 설명이다. 김경중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각국의 감산 의지는 내년 2월에 예상되는 미국의 수입규제 정도에 달려있다"며 "미국이 수입장벽을 쌓을수록 이런 합의가 깨질 수 있음을 경고한 조건부 합의"라고 말했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당장 철강수급에 영향을 주지는 않겠지만 철강가격 안정에는 긍정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