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이 나흘째 하락세 탈출에 실패했다. 지수는 지난 11월 9일 이후 한달반중 가장 낮은 수준인 67대까지 밀리며 마쳤다. 주초부터 팔자세를 지속중인 외국인이 순매도 규모를 더욱 확대했고 개인과 기관이 저가 매수에 나섰지만 급락세를 막진 못했다. 전날에 이어 계속된 하이닉스-마이크론 제휴 무산 우려가 시장을 짓누른 가운데 일부 기업 부도설까지 나도는 등 시장심리가 크게 악화돼 투매양상까지 빚어졌다. 나스닥지수가 사흘째 오르며 2,000선을 회복했지만 시간외에서 나온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실적악화와 모토로라, 알코아 등의 실적경고로 빛이 바랬다. 최근 엔화약세 등으로 외국인의 매수 재개가 불투명해 당분간 조정을 연장하리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65선 부근에서의 지지가 기대되고 있으나 섣부른 저가매수보다는 당분간 배당 등 재료주 위주로 매매를 좁히는 보수적인 시장참여가 필요한 상황이다. 19일 코스닥지수는 67.59에 마감, 전날보다 1.76포인트, 2.54% 내렸다. 개장초 나스닥강세로 70선 회복 시도를 보였으나 후속 매수세가 받쳐주지 못해 밀렸다. 코스닥선물3월물은 2.25포인트 내린 92.60에 마쳤다. 최성호 교보증권 책임연구원은 "70선 진입에 실패하면서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며 "지수급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이 나타나더라도 당분간 강세 전환은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거래량이 4억주 아래로 내려가는 등 거래가 부진했다 3억9,162만주와 1조4,178억원이 손을 옮겼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104억원과 53억원 순매수를 기록한 반면 외국인은 109억원 매도우위를 기록해 지수관련주를 아래로 밀었다. 하락종목이 570개로 상승 115개를 압도했고 운송과 디지털컨텐츠를 제외한 전업종이 모두 내렸다. 하한가 종목수도 44개로 상한가 19개를 눌렀다. ◆ 지수관련주 약세, 배당 및 신규주 선전 = LG텔레콤을 제외한 KTF, 하나로통신 등 대형통신주 약세가 이어졌고 국민카드, 휴맥스, 새롬기술, 국순당 등의 하락폭이 컸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이 연말 노선재조정과 관련해 상한가를 기록했고 엔씨소프트, 핸디소프트, SBS, LG홈쇼핑, 안철수연구소 등이 소폭 올랐다. 전반적인 시장 폭락속에서 삼화기연, 누리텔레콤, 인네트 등 배당 및 무상증자 관련주가 상한가에 올랐다. 성우테크론, 동서정보기술, 자티전자, 에코솔루션 등 전날 등록주도 낮은 공모가 인식으로 이틀째 가격제한폭만큼 상승했다. 케이비티는 최근 조정 이후 서울시 스마트카드 수주 재료로 상한가로 솟았다. 전반적인 테마주 약세속에 안철수연구소를 비롯해 싸이버텍, 퓨쳐시스템 등 전자보안주가 소폭 반등했다. ◆ 지수조정 연장전망 = 시장관계자들은 개인외에는 뚜렷한 매수주체가 없는데가 신규등록 쇄도로 물량부담이 가중되는 등 악재가 산재해 당분간 조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거래소 630선 지지와 연동되며 지수 120선이 위치한 65선 전후에서의 반등을 타진하는 모습이다. 김선조 일은증권 연구원은 "기술적 반등 여부를 떠나 시장이 살아날 수 있느냐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상황에 있다"며 "다음과 새롬기술 등이 추세이탈의 조짐을 보이는 등 재상승 전환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내년 1월 초중순까지는 조정이 연장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연구원은 "대형통신주와 인터넷주의 동반 하락진입에 따라 지수 방어주가 없다는 점이 상대적 약세의 주요 원인"이라며 "닷컴주의 수익성 개선 난항과 과도한 신규등록에 따른 수급부담 가중 등 내부적 고질을 안고 있어 지수민감주에 대한 성급한 매수보다는 장비부품을 비롯한 실적호전주에 대한 중기적 매매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엄준호 현대증권 연구원은 "지난 6월 50선까지 밀릴 때와 비슷한 양상이 벌어지고 있어 급하게 빠질 때는 성급하게 매수에 들어갈 필요가 없다는 심리가 강해 변변한 반등을 기대하기 힘들다"며 "시장이 최근 상승에 특별한 이유가 없어 하락이 오버슛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당분간 쉬는 것도 필요하다"고 권했다. 이동우 대신증권 연구원은 "다음주 예정된 공모에 들어가기 위해 개인이 주식을 매도하는 분위기고 외국인 매수도 잠잠해 공격적 매수세는 기대하기 힘들다"며 "지수가 집중 매물대인 66~71에 들어선 만큼 재상승을 위해서는 거래량 증가가 수반되야 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한정진기자 jj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