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만기 < 투자신탁협회장 >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 금융시장은 매우 큰 변화를 겪었다. 주요한 사례로 자본시장의 대외 개방, 규제 완화 그리고 제도의 국제적 정합성 제고 등을 꼽을 수 있다. 또한 현상적으로는 국가간 자본이동이 용이해지고 신금융상품의 출현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으며, 기업간의 인수합병이 촉진되고 국가간 상호 연관성이 증대되는 현상 등을 들 수 있다. 금융시스템 분야의 변화를 보면 '직접금융 활성화를 통한 자본시장의 발전'이라는 면과 '건전한 투자자육성'이라는 면이 핵심적인 내용을 구성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전까지 우리 금융시장은 은행에 의존하는 간접금융 위주의 방식을 취해 왔었다. 외환위기 이후 정부는 이를 미국처럼 직접금융 위주의 금융시장 구조로 전환하는 이른바 '증권화 정책'을 추진해 왔다. 이에따라 금융시장의 중심축이 은행에서 유가증권시장, 즉 자본시장으로 이전되고 있다. 또 자본시장 육성정책의 다른 한 축인 투자자의 육성과 관련해 정부는 기업지배구조 개선이나 소액주주 보호 등 다양하고 획기적인 조치를 이미 취했으며, 앞으로도 이런 투자자 보호정책을 보다 강력히 추진할 예정이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는 최근에 허용된 장기증권저축제도에서 정부가 상당한 세수(稅收) 감소를 감수하면서도 시장의 장기 안정적 성장을 추구하려는 장기 목표와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이런 변화의 물결은 직.간접적으로 투자신탁산업에 영향을 미쳐 새로운 투자환경이 전개되고 있다. 예컨대 은행예금의 경우 이자율이 하락하고 예금자보호대상 금액의 한도가 축소돼 자산운용의 메리트가 상당히 훼손되었다. 과거 주요 투자수단의 하나였던 부동산은 장기침체 내지는 환금성 제약 등의 시련을 겪은 바 있다. 이러한 상황 변화를 고려할 때 현명한 투자자라면 세계화추세 및 자본시장의 육성에 대한 정부 정책방향을 고려하여 기존의 한탕주의 투자패턴이나 비합리적인 투자관행에서 벗어나 합리적이고 장기적인 투자 자세로의 전환을 모색할 시기에 이르렀다. 만약 과거의 불합리한 투자패턴을 계속할 경우 급변하고 있는 제도와 시장환경하에서 투자자는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기 어려울 뿐 아니라 국민경제적으로도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없지 않다. 특히 인터넷 등의 발달로 인한 정보의 홍수, 규제완화 그리고 대외 개방 등에 의한 금융의 세계화에 따라 금융산업의 리서치 기능 강화 추세속에서 투자의 전문성이 그 어느때 보다도 절실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전문가에 의한 분산투자'라는 투자신탁제도는 이제 매우 유효한 대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정부의 정책방향과 제도적 변화, 그리고 세계화 등 증시 주변의 큰 흐름을 파악하여 이에 부응하는 투자방식을 적용한다면 무리하지 않고도 성공적인 투자성과를 얻게 될 것이다. '상황변화에 순응하라'는 증시격언이 있다. 기존의 비합리적인 투자방식을 지양하고 합리적이고 장기적인 투자방식이 필요한 투자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점을 투자자들은 인식해야 한다. 이러한 인식전환은 건전한 자본시장의 육성을 촉진하는 기반이 되고, 이는 곧 자본시장의 효율화로 이어져 투자자가 보다 안정적이고 높은 수익으로 보답받게 될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최근 허용된 장기증권저축의 간접투자상품인 장기증권펀드를 높은 세제 혜택과 더불어 장기 안정적인 고수익을 얻을 수 있는 좋은 투자 방안으로 생각해 봄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