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환율이 달러당 1백29엔에 육박하면서 원화환율이 약 두달만에 1천3백원선을 넘겼다. 원.엔환율은 지난 18일 1백엔당 1천6원까지 떨어진뒤 '엔 동조' 현상이 강하게 재현돼 1천10원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엔화가 오른 만큼 원화도 함께 오르는 것이다. 내년 원화환율이 1천2백원대에서 하향 안정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으나 단기적으론 엔화 변수에 흔들리게 됐다. 환율 안정을 대전제로 '성장률 회복, 물가안정'의 경제운용 틀을 짰던 정부와 한국은행으로서는 당혹스런 대목이다. 그러나 아직까진 크게 걱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재정경제부가 간간이 구두개입에 나설 뿐 직접 개입은 자제하고 있다. '9.11 미 테러사태' 뒤 일본 정부가 1백21∼1백24엔대의 환율밴드를 유지해 왔지만 지금은 1백25∼1백30엔대로 상향 조정한 듯하다는게 한은의 분석이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엔화환율이 곧장 1백30엔대로 진입해 급등세를 이어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일시적으로 1백30엔선을 넘길순 있어도 미국 중국 등이 자국의 경상수지 악화를 방치하지 않을 태세여서 과도한 엔약세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해외 은행들의 엔화환율 전망은 '상승뒤 안정'과 '지속 상승'으로 엇갈린다. 골드만삭스 메릴린치 등은 안정쪽에 무게를 둔 반면 도이체방크 바클레이즈는 1년뒤 1백40엔까지 간다는 상승론을 폈다. 오형규 기자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