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스펜서 존슨 저,이영진 역)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USA투데이 선정 '비즈니스 서적 베스트셀러 30'의 수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국내에서도 작년 3월 출간된 뒤 지금까지 교보문고에서 가장 많이 팔렸다는 이 책은 A5판 1백24쪽짜리 미니서적이다. 얘기는 시카고에 모인 고교 동창생중 한 명이 치즈에 얽힌 우화를 들려주는 것으로 시작된다. 생쥐 스니프와 스커리, 꼬마인간 허와 헴은 미로 속을 헤맨 끝에 치즈가 가득찬 창고를 찾아낸다. 생쥐들은 매일 주위를 점검했지만 꼬마인간들은 맛있는 치즈를 먹는 즐거움에 빠져 정신없이 지낸다. 그러던 어느 날 창고는 텅 비게 된다. 생쥐들은 현실을 인정하고 곧 새 치즈를 찾아 나서지만 언제까지 맛있는 치즈를 즐기리라 믿던 허와 헴은 깜짝 놀라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라고 소리친다. 허는 사태 분석이나 기다림이 부질없다고 판단, 새 치즈를 구하자고 말하지만 헴은 "난 늙었다.길을 잃고 헤매기 싫다.여기 남아서 문제의 원인을 끝까지 파헤치겠다"고 우긴다. 허는 헴을 남겨둔 채 미로 속으로 떠난다. 새 치즈를 찾는 일은 쉽지 않다. 하지만 부딪치고 넘어지는 동안 점차 자신을 휘감고 있던 두려움에서 벗어나 새 치즈를 발견한다. 메시지는 간단하다. 우리를 둘러싼 상황은 시시각각 바뀌고 있으며 이런 변화에 대응,달라지지 않으면 치즈(직장 인간관계 재산 건강 등)를 얻을 수 없다는 것이다.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 로버트 기요사키는 "20대에 사회생활을 시작해 기를 쓰고 달리면 쉰다섯에 정상에 도달할 수 있는 그런 시대는 가고 없다"고 잘라 말한다. 평생직업이란 없으며 따라서 누구나 새로운 경력에 도전할 수 있도록 끝없이 재교육에 힘써야 한다는 것이다. 10년 뒤를 생각해 현재의 사고를 바꿀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변화엔 희생이 따르고 실패는 무섭기 때문이다. 그러나 절망과 두려움을 떨친 끝에 새 치즈를 구한 허의 결론은 단호하다. "변화를 예측하고 적응하지 못하면 어떤 기득권도 한순간에 잃을 수 있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