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식씨의 주변 인맥과 로비행태가 부분적으로 드러나면서 패스21의 급성장 이유가 밝혀질지 주목되고 있다. 검찰은 일단 윤씨가 유상증자를 통한 로비를 펼쳤을 가능성에 수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이같은 '주식 뇌물'을 고리로 국가정보원과 정·관계 및 일부 언론의 지원을 받은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계 인사 개입했나?=검찰은 지금까지의 수사 결과 윤씨의 사업이 급성장한 데는 A경제신문 고위 간부 K씨와 부인 Y씨가 큰 몫을 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K씨는 Y씨가 경영하는 회사의 직원을 통해 윤씨를 소개받았으며 패스21이 시작할 때부터 어느 정도 궤도에 이르기까지 각종 조언을 하며 인큐베이팅(창업 지원)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윤씨는 K씨와 Y씨를 매개로 몇몇 정보통신부 장관 등 고위직 인사들과 직·간접적 관계를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K,Y씨는 윤씨 회사의 주식을 10% 정도 보유해 오다 그 중 일부는 처분했으며 현재는 3∼4% 정도 남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윤씨는 사업 확장 과정에서 이들 K,Y씨 외에 상당수의 언론계 인사들을 접촉했으며 이에 따라 패스21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언론계 인사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관련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국정원 연루 의혹=국정원이 수지 김 사건 이후 윤씨 사업의 뒤를 봐준게 아니냐는 의혹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전 국정원장 L씨가 국정원에서 윤씨 회사의 지문인식시스템 시연회를 개최한 것이 단적인 증거다. 국정원측은 이에 대해 윤씨 회사 제품이 기존의 지문인식시스템과는 전혀 다른 손가락의 땀구멍으로 지문의 진위를 판단하는 새로운 생체인식시스템이어서 시연회를 가졌지만 최종적으로는 부적격 처리했다고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윤씨가 국정원에서 시연회를 가진 것을 회사 홍보의 수단으로 삼아왔던 것으로 알려져 국정원은 간접적인 지원을 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특히 수지 김 사건을 인연으로 국정원이 윤씨와의 관계를 유지해온 점 등에 비춰볼 때 윤씨가 국정원으로부터 지원받았을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밖에 윤씨는 정치권 인사에게 주식을 무상으로 주거나 싼값에 사게 한 뒤 시세차익을 남기게 하는 수법으로 우호세력을 만들었을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검찰 주변에서는 보고 있다. 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