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공모주 시장이 삐걱거리고 있다. 최근 등록한 에스에프에이는 매매개시 후 사흘 만에 주가가 공모가 80%수준으로 떨어져 주간사 증권사가 시장조성에 들어갔다. 또 서울반도체는 내주 공모주 청약을 앞두고 당초 주간사 증권사와 합의한 공모희망가격대보다 높은 가격으로 공모하겠다고 나서 증권사가 막판 청약취소를 검토하는 등 진통을 겪기도 했다. 증권업계는 이들 사례로 미뤄 앞으로 공모주 시장에 상당한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쏟아지는 신규등록기업을 소화할 수 있는 유통시장의 능력은 서서히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반면 발행시장인 공모주 시장에서는 발행사 등의 기대치가 날로 높아지는데 따른 수급불균형의 '전조'라는 지적이다. ◇흔들리는 공모주 시장=서울반도체의 공모 주간사를 맡은 메리츠증권은 서울반도체가 공모가를 올릴 것을 주장,공모주 청약(26~27일)을 불과 5일 앞둔 21일에야 공모가(3천5백원)를 합의하는 등 진땀을 뺐다. 서울반도체는 최근 삼성전자로부터 수주한 6백억원 규모의 계약건이 주간사의 추정치에 반영되지 않았다며 희망공모가격대(2천7백∼3천6백원)보다 높은 4천원 이상의 공모가를 받아야한다고 나선 것. 메리츠증권 기업금융팀 관계자는 "금리의 잇단 하락으로 본질가치에 '거품'이 낀데다 이달들어 44개사가 공모주 청약을 실시하는 등 신규등록물량이 급증해 공모가를 회사측 희망대로 올릴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10월과 11월 초강세를 기록했던 신규등록 기업들의 상승세도 이달 들어 주춤하고 있다. 지난 18일 첫 거래가 시작된 에스에프에이의 경우 매매거래 개시 후 사흘 만에 주가가 공모가(6천9백원)를 밑돈 5천9백원(액면가 5백원)을 기록하며 주간사인 동원증권이 주가부양을 위한 시장조성에 나섰다. 수백대 1을 넘던 공모주 청약 경쟁률도 공급과잉으로 점차 떨어지는 추세다. 지난 19∼20일 청약을 실시한 일진다이아몬드는 최종 경쟁률이 31.24대 1로 마감됐다. 또 한화증권의 아이티센네트웍스(74.1 대 1),코미코(69.67 대 1),대동스틸(71 대 1),금강철강(75.98 대 1) 등 이달 들어 경쟁률이 1백대 1을 미달하는 청약기업들이 줄을 잇고 있다. ◇우려되는 수급불균형=전문가들은 신규등록기업들의 상승세가 서서히 식어가고 있는 반면 공모주 시장은 여전히 과열양상을 나타내고 있는 '인식의 불일치'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 한화증권 류태경 연구원은 "최근 주가 상승에 고무돼 증권사들이 잇달아 기업을 공개,신규등록기업에 대한 투자자와 공급자간 수급불균형의 조짐이 드러나고 있다"며 "지난 8∼9월 수급불균형으로 발생한 대규모 시장조성 사태가 재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