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스코어를 잘 내기는 어려워도 의외의 행운을 잡을 수 있다. 다음은 실제 있었던 사례들이다. ◇사례1=3년전 겨울 뉴코리아CC 15번홀. 그늘집 다음의 파3홀로 길이는 1백40m 정도였다. 한 여성골퍼가 드라이버로 티샷을 했다. 볼은 그린앞 벙커에도 못미친 지점에 떨어졌다. 벙커모래가 얼어 딱딱한 상태였다. 볼은 벙커속으로 들어가는가 했는데 벙커를 무사히 통과한 뒤 그린으로까지 올라갔다. 행운의 온그린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볼은 깃대에 부딪히더니 홀속으로 사라졌다. 믿어지지 않는 홀인원이었다. ◇사례2=2년전 겨울 서서울CC 18번홀(파4). 이 홀은 내리막에 왼쪽으로 약간 굽어있어 장타자라면 볼을 그린근처까지 보낼 수 있다. 중견기업 사장인 A씨가 드라이버샷한 볼이 그린쪽으로 쭉 뻗었다. 세컨드샷을 하러 가보니 볼이 보이지 않았다. OB가 난줄 알고 잠정구를 쳤는데 나중에 그린에 올라간 캐디가 홀속에서 A씨의 원구를 발견했다. 프로들도 평생 한번 못해본 사람이 수두룩한 '알바트로스'(홀인원)였다. 이 홀에서는 그 얼마후 또한번의 알바트로스가 기록됐다. ◇사례3=몇년전 겨울 레이크사이드CC 남코스 6번홀. 오른쪽에 대형 워터해저드가 있고 오른쪽으로 굽어지는 파5홀이다. 당시 오른쪽 그린을 썼다. 장타자들은 드라이버샷만 좋은 위치에 갖다놓으면 가끔 투온을 노리는 홀이다. 그다지 장타자가 아닌 B씨의 티샷이 페어웨이 오른편 좋은 위치에 떨어졌다. 봄·가을 같았으면 스푼을 잡아도 물을 건너기는 힘든 상황. 그러나 B씨는 연못이 얼어 있다는 사실을 간파하고 그린을 향해 3번우드 세컨드샷을 날렸다. 볼은 예상대로 얼음을 맞고 튄뒤 그린쪽으로 올라갔다. ◇사례4=남부CC 11번홀. 파3홀로 연못이 그린을 빙 둘러싸고 있는 아름다운 홀이다. C씨는 티샷한 순간 잘못 맞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반자들한테서도 '짧어!'하는 소리가 나왔다. 볼은 그린앞 연못에 떨어졌다. 그러나 얼음이 꽝꽝 얼어 볼은 5m 가량 공중으로 튄후 온그린됐다. 위 사례들은 겨울에만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행운도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볼을 똑바로 보낼 수 있는 '기본기'는 갖추고 있어야 한다. 겨울이라도 간간이 연습을 해두거나 집에서 이미지트레이닝 정도는 해주어야 행운을 붙잡을 수 있는 것. 또 코스를 잘 관찰해야 한다. 볼이 튀어오를 수 있을 만큼 연못의 얼음이 얼었는지,아니면 살얼음이어서 볼이 튀지 않고 연못에 빠져버릴 수 있는지 잘 보고 샷을 해야 한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