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에 갑자기 냉기가 돌고 있다. 내년의 회복 기대감에 부풀어 있는 세계경제에 악재들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회복전망이 상당히 흐려졌다. 끝내 위기탈출에 실패한 아르헨티나 경제는 신흥시장을 불안하게 만들고,엔약세는 아시아금융시장을 흔들고 있다. 미국의 경기부양책 불발은 미증시를 실망시키면서 세계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 예상보다 빠른 엔약세(엔저)로 국제환율시장이 불안감에 휩싸이고 있다. 내년초쯤 달러당 1백30엔선으로 내려갈 것으로 보이던 엔화가치는 내주초에라도 이 선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3일간 달러당 1백27-1백28엔-1백29엔선이 하루 하루 무너졌다. 이 추세로 볼 때 늦어도 연말 전에는 1백30엔대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엔저로 한국 대만 싱가포르 등 주변 동아시아국가들의 통화가치도 급락하고 있다. 이달초 미 달러당 33대만달러이던 대만달러가치는 21일 34.9대만 달러로 급락,7개월만의 최저를 기록했다. 싱가포르달러화도 전날의 미 달러당 1.83싱가포르달러에서 이날 1.84선으로 떨어졌다. 엔약세가 지속될 경우 중국도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릴 가능성이 있다. 일본과 대만 한국 등 경쟁국들의 통화가치 하락으로 인한 수출경쟁력 약화를 막기 위해 중국정부가 위안화 평가절하 조치를 취할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때 아시아에서는 통화가치 인하 전쟁(환율 인상전)이 발생,금융시장이 불안해지고 경제회복은 어려워진다. 일부에서는 동남아환율 불안과 미국기업들의 달러강세(엔약세)에 대한 불만,국제자본의 일본이탈 등의 엔저 역효과를 지적하면서 엔화가 1백30엔대로 떨어지더라도 엔저 기간이 오래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기도 한다. 엔화가치가 1백30엔대로 잠시 내려갔다가 내년 상반기에 다시 1백20엔대로 올라갈수 있다는 것이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