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자동차 업계에 한국인 최고경영자(CEO) 바람이 거세다. PAG코리아 이동명 사장,BMW코리아 김효준 사장,포드세일즈코리아 정재희 사장에 이어 최근 GM코리아 신임 사장에 김근탁 전 다임러크라이슬러코리아 마케팅 담당이사가 임명돼 국내 수입차 업계는 40대 초반의 토종(土種) CEO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8개 회원사 가운데 본사가 직접 운영하는 6개사 중 한국인이 CEO를 맡고 있는 업체는 4개사가 됐다. 외국인이 CEO인 수입차 업체는 다임러크라이슬러코리아(웨인 첨리)와 한국도요타자동차(야스노 히데아키)뿐이다. 그나마 한국도요타는 박건우 전 대우 부사장을 회장으로 두고 있어 실질적으로는 다임러크라이슬러코리아만이 외국인 CEO체제를 고수하고 있는 셈이다. 메르세데스 벤츠를 판매하는 한성자동차와 아우디 및 폴크스바겐을 판매하는 고진모터스는 판매만 대행하는 한국기업이다. 여기에 국내 유일의 다국적 트럭 판매법인인 볼보트럭코리아도 지난 7월부터 대우차 매각 실무작업을 맡았던 한영철 전 대우구조조정협의회 상무에게 사장직을 맡기고 있다. 업계는 GM이 처음으로 한국인 사장을 영입한 것은 대우차 인수 문제를 마무리한 뒤 GM코리아를 통해 GM 브랜드의 한국 판매를 본격화하겠다는 의도로 보고 있다. 지난 96년 크라이슬러코리아에 입사,마케팅 업무를 담당하며 크라이슬러를 수입차업계 3위로 끌어올린 김근탁(41) 사장에게 업계 꼴찌인 사브 캐딜락 등의 판매를 획기적으로 늘리는 임무를 맡기겠다는 것. 이에 앞서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는 지난 4월 외국인 사장 후임에 정재희(41) 당시 상무를 사장으로 승진 발령,분위기를 일신했다. 정 사장은 96년 포드코리아 창립 작업을 주도하면서 포드차 판매를 크게 늘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BMW코리아도 지난해 8월 엥엘 사장 후임에 김효준(44) 부사장을 승진 발령,김 사장이 1년 3개월동안 BMW판매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김 사장은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BMW가 부동의 1위를 지키는 데 가장 큰 공을 세웠다. 볼보.재규어.랜드로버 등이 통합된 프리미어오토모티브그룹(PAG)코리아도 지난 6월 출범하면서 이동명(45) 볼보자동차코리아 사장을 대표로 선임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세일즈가 무엇보다 중요한 수입차 업계에서 한국 시장을 잘 아는 한국인 CEO는 대고객 전략에서 여러모로 유리한 점이 많다"며 "국내에서 최고경영자를 선발해 경영의 책임을 맡기는 경향은 앞으로 더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