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의도 정가의 화두는 '정당민주화'다. 당권과 대권을 분리,'제왕적 총재'에서 벗어나려는 정치실험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좀더 민주화되고 현대화된 정당, 대통령의 뜻에 좌우되지 않는 원내중심의 정당을 만든다는게 그 골자다. 민주당은 '당 쇄신과 발전을 위한 특별대책위'를 구성, △총재직 폐지 △상향식 공천 △국민참여 대선후보경선 △당정분리 등을 내용으로 하는 쇄신안을 마련했다. 특대위는 집단지도체제를 채택해 당의 분권화를 꾀하고 과거 총재가 가졌던 공천권을 당원들에게 넘긴다는 방침이다. 대선후보를 선출할 때는 당원이 아닌 일반 유권자도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대통령이 당직을 겸임할 수 없도록 해 입법부의 독립성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한나라당에서도 비주류를 중심으로 총재의 공천권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당권.대권분리를 공개적으로 요구하는 등 총재 1인지배체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같은 정치실험이 성공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한나라당은 주류측이 비주류의 주장을 '비현실적'이라며 공격하고 있다. 민주당의 경우 대선후보 선출방식 등과 관련, 당 쇄신연대와 일부 대선주자들이 이견을 보이면서 쇄신안의 최종 인준이 진통을 겪고 있다. 국민참여경선을 실시하려면 선거법과 정당법을 개정해야 하는 문제도 있다. 쇄신책이 과연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까 하는 점도 논란거리다. 국민참여경선을 실시할 경우 특정 세력이 '위장유권자'를 대거 동원, 경선결과를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또 당비를 내는 '진성당원'이 거의 없는 현실에서 상향식 공천은 요식적인 절차로 전락하고 사실상 지구당 위원장의 입김이 작용하리라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정치권이 이런 난관을 극복하고 쇄신에 성공한다면 우리 정당과 정치는 민주주의를 향해 한단계 도약할 것이 분명하다. 여의도에 부는 당쇄신 바람에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윤기동 기자 yoonk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