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 재소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책이 아닐까 싶어 적은 월급이지만 쪼개서 책을 구입해 보내주고 있습니다" 20여년간 교도소에 책을 보급해 온 한국공항공단의 김요섭 과장(52)은 22일 안양교도소에 '사랑의 책'을 전달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에 전달되는 책은 김씨가 올 한해 저축해 마련한 돈으로 사들인 2천5백여권과 자신이 속한 공단내 취미모임인 역사여행회가 모은 1천5백여권 등 모두 4천여권. 6·25때 군에 간 아버지가 전사해 사실상 고아로 자란 김씨가 매년 사랑의 책을 교도소에 보내게 된 것은 지난 80년대초 교도소 교화활동으로 유명한 삼중 스님을 돕다가 재소자들이 읽을 책이 없어 안타까워하는 것을 본 후부터다. 이후 김씨는 월급의 일부를 떼어 책을 샀고, 매년 이맘때면 어김없이 3천~4천권의 책을 가지고 전국의 교도소를 찾았다. 그가 20여년간 교도소에 전달한 책은 줄잡아 6만권 가량 된다. 신문팔이와 구두닦이 등으로 불우한 어린시절을 보냈던 그는 지난 84년에는 가정형편이 어려운 두 여고생을 양녀로 삼아 뒷바라지하다 최근 시집을 보냈고, 87년부터는 충북 음성꽃동네에 사는 한센씨병 환자와 뇌성마비 장애인 등을 돕고 있다. 봉사활동으로 월급의 상당 부분을 써온 그는 결혼 25년동안 주로 지하 전셋방 등을 전전하다 두달 전에 15평짜리 임대아파트에 입주했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 김씨는 "교도소에 보내진 책이 재소자의 교화와 갱생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앞으로 염을 배워 행려병자 등 불쌍한 사람들의 마지막 가는 길을 돌봐주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