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돌프 줄리아니 뉴욕시장(57)이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뽑은 "올해의 인물"에 선정됐다. 타임은 최신호(12월24일자)에서 "줄리아니 시장은 9.11테러 이후 우리에게 신념을 줬으며 가장 필요할 때 용감했다"고 선정이유를 밝혔다. 타임은 오사마 빈 라덴과 줄리아니 시장중 누구를 선정할 지를 놓고 몇시간동안 내부논쟁을 벌였다면서 하지만 결국 진정한 용기를 보여준 줄리아니 시장을 선정했다고 덧붙였다. 이탈리아계 미국인인 줄리아니 시장은 지난 65년 맨해튼 칼리지를 졸업한 뒤 법대로 진학,법조인의 길을 걸어왔다. 그가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뉴욕 검사로 재직하던 83년부터. 마약 조직범죄 부패 등 강력범죄를 집중단속해 명성을 날렸다. 이에 힘입어 89년 뉴욕시장직에 도전했으나 민주당 텃밭인 뉴욕에서 근소한 표차로 밀렸다. 93년 무난히 당선된 그는 높은 인기를 구가하며 재선에 성공했다. 줄리아니 시장이 전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은 뉴욕테러 직후. 세계무역센터가 붕괴되자마자 그는 위험을 무릅쓰고 현장에 출동,구조대원들을 격려했으며 매 시간 사상자수를 직접 언론에 보고해 격찬을 받았다. 줄리아니 시장은 이달말 마이클 블룸버그 신임시장에 자리를 물려준 뒤 집필활동에 전념할 계획이다. 한편 1927년 이후 아돌프 히틀러 등 세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 악인(惡人)들도 "올해의 인물"에 선정해온 타임은 올해 오사마 빈 라덴을 선정하지 않아 국내 비판을 피해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