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엔 환율이 연말 서울 외환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달러/원의 130엔대 진입예상이 힘을 얻고 있는 가운데 달러/원 환율도 그 영향력의 가시권내에서 연동될 것으로 보인다. 다시 유행이 된 '달러/엔 연동' 장세가 계속될 것이란 전망. 이에 따라 연말을 앞둔 마지막 주(12. 24∼12. 28) 환율은 고점 확인을 위한 상승 시도가 전개되는 과정에서 연말 네고물량의 출회 등의 수급상황에 따른 변동이 예상된다. 위아래로 출렁거릴 가능성이 큰 상황이 이어질 가능성이 많으며 시장 심리는 변덕이 잦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큰 폭 상승에 따른 조정도 강력하게 대두되고 있으며 통상 연말 직전에 쏟아지는 네고물량 공급 기대감도 상존하고 있다. ◆ 1,320원 다음 타겟 = 한경닷컴이 은행권 외환딜러 1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번주 달러/원 환율은 달러/엔 환율에 연동한 움직임을 띠면서 추가로 고점을 높일 여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딜러들이 예상한 환율의 저점은 단순평균으로 1,296.94원, 고점은 1,319.12원. 지난주 장중 저점인 1,286원이나 고점인 1,314.20원에서 상향 조정됐다. 아래쪽으로는 9명의 딜러가 1,300원이 지지선으로 작용할 것이란 견해가 가장 많았고, 6명의 딜러가 1,295∼1,298원, 2명은 1,285∼1,290원을 저점으로 잡았다. 위쪽으로는 10명의 딜러가 1,320원을 저항선으로, 뒤를 이어 5명이 1,315원, 2명의 딜러가 1,325원을 상승의 한계로 전망했다. ◆ 달러/엔 130엔 돌파여부 '촉각' = 최근 환율 상승의 원인은 전적으로 달러/엔에 달려있다. 공급 우위의 장세와 증시에서의 외국인 주식매매동향에 주로 영향을 받던 환율은 '120∼125엔' 박스권에 묶여있던 달러/엔이 일탈을 감행한 시점부터 상승 행각을 본격적으로 펼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지난 13일 1,274.40원에 마감된 이후 21일에는 1,308.90원을 기록, 7거래일동안 34.50원이라는 큰 폭의 상승을 했다. 이같은 강력한 상승세로 이번 주 환율은 전 고점인 지난 10월 4일의 1,316원을 상향하거나 지난 4월 30일이후 처음으로 1,320원대로의 경험을 겪을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게됐다. 무엇보다 이같은 전망의 근거에는 현 추세에서 달러/엔의 130엔대 진입이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한 가운데 달러/엔의 추세 자체는 130엔을 향해 있다고 보고 있으며 다소간의 조정을 예상하고 있다. 지난주 말 뉴욕에서 달러/엔은 129.55엔에 마감한 바 있다. 달러/엔이 바닥을 다지면서 레벨을 높여간데다 129.50엔의 매물벽을 돌파함에 따라 130엔 진입은 시간문제라는 인식이 깊게 깔려있다. 특히 달러/엔의 이같은 상승세에 기댄 역외세력의 달러매수세가 수급상 가장 큰 요인이 되고 있다. 지난주에도 네고물량이 꾸준히 상당부분 공급됐음에도 이를 역외에서 대부분 받아갔다. 또 예상치 않은 업체 결제수요도 네고물량을 뒤로 물리고 등장하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최근 상승에 엔/원 환율의 100엔당 1,000원을 유지하기 위한 국책은행의 매수세가 한 몫했다고 보고 이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에서 1,325원까지의 상승을 내다보고 있다. ◆ 네고물량 '다크호스' = 달러/엔의 '전횡'을 막을 수 있는 변수로 '네고물량'이 손꼽히고 있다. 지난주에도 1,310원 위에서는 물량 공급이 적극적으로 이뤄졌으며 고점 매도에 대한 심리적인 인식은 상당히 강한 편이다. 조정 가능성과 함께 차익매물의 출회가 일방적으로 달러/엔에 휘둘리는 장세를 억누를 것이란 예상이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엔이 130엔을 가도 연말 네고물량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어 떨어지게 될 것"이라며 "충당금 수요도 썩 많지 않아 필요한 수요는 이미 어느정도 해결돼 위쪽은 제한되고 아래쪽에 무게를 둬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부에서는 연말 통상적으로 행해지는 밀어내기 수출과 같이 밀어내기식으로 네고물량이 나오거나 1,315원 이상에서 물가문제 등을 고려한 당국의 제재가 나올 가능성도 제기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