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5일자) 내년 경제, 정치논리 배제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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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경제여건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매우 불투명하다.
그만큼 정부의 정책운용이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고,동시에 기본방향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엄청난 차이를 보일 것이 틀림없다.
정부가 어느 때보다 정확한 상황인식과 정책일관성 유지를 위한 결연한 의지를 가다듬어야 할 때다.
정부는 24일 경제성장률 4%,소비자물가 상승률 3% 내외,경상수지 흑자 40억∼50억달러,실업률 3.5% 등으로 잡은 내년도 경제운용계획을 발표했다.
거시지표만으로 보면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줄어드는 것을 제외하고는 금년에 비해 훨씬 좋아지는 모습이다.
특히 하반기부터는 5%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본격적인 경기회복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하에 정책운용의 기본틀을 제시했다.
각 부문의 중장기적 체질강화와 경쟁력 제고에 역점을 두겠다는 기본방향에 이의를 제기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경제상황 인식은 다소 낙관적이 아니냐는 생각을 갖는다.
미국경제의 회복지연 가능성이 여전한데다 일본 엔화약세 움직임도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경기회복이 지연될 경우에 대비한 재정·금융정책 수단을 좀더 폭넓게 보강해야 할 것이다.
또 최근의 경기회복 조짐이 소비증가에 힘입은 것임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재정확대와 저금리 등으로 유발된 소비증가가 설비투자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수입확대로 인한 국제수지 악화와 물가상승이라는 부작용을 수반할 수밖에 없다.따라서 내년 경제운용의 핵심과제 가운데 하나는 설비투자 확충이다.각종 규제와 간섭을 과감하게 없앰으로써 기업의욕을 부추기는 것이 근본적인 해법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내년 경제운용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정치논리에 흔들리지 않고 정책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내년에는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 이어 연말에 대통령선거가 예정돼 있다.
월드컵과 아시안게임이라는 대규모 국제행사까지 열린다.
자칫 사회분위기의 이완은 물론 집단이기주의가 만연할 가능성이 높다.
경제정책이 정치나 특정집단에 휘둘리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
정부가 내년 경제정책 운용의 기본방향에서 '정도(正道)'와 '원칙(原則)'을 강조한 것은 그런 점에서 매우 의미있는 대목이다.
외국투자자들은 물론이고 국민 모두가 표를 의식한 개혁지연이나 정책혼선 여부에 대해 주시하고 있음을 정책당국자들은 명심해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