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소비자 大賞 (下)] 땀과 눈물이 '히트상품'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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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트상품은 어느날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질 수 없다.
수많은 사람들의 땀과 눈물이 배인 결과물이다.
그 뒤안길을 더듬어 보는 것은 상품개발자는 물론 소비자들에게도 진한 감동을 준다.
올해 한경 소비자대상에 선정된 상품들도 이같은 히트상품학의 원론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상품이 처음으로 구상돼 개발단계를 거치고 마케팅과 영업전략에 따라 시장에 얼굴을 내밀고 히트상품으로 영글어가는 과정을 짚어보는게 의미가 있는건 이런 이유에서다.
자일리톨껌이 과자류 지존에 오르기까지 =1990년대 들어 소비자들이 충치와 비만 우려 때문에 설탕을 꺼리자 무설탕껌 개발이 과제로 떠올랐다.
롯데제과도 지난 97년에 '자일리톨F'를 선보였다.
그러나 국내법상 식품의 효능을 광고할 수 없어 소극적인 광고와 홍보에 그치고 말았다.
가격도 5백원으로 기존 3백원이 대부분인 일반 껌보다 비싸 소비자와 점주로부터 가격저항을 받았다.
포장 방법이나 중량, 크기 등 외형도 일반 껌과 비슷해 차별화를 이루지 못했다.
시장 정착에 실패한 것이다.
롯데제과는 실패를 교훈삼아 제품설계 시장조사 마케팅전략 등을 다시 수립, 지난해 초부터 행동에 옮겼다.
제품을 시장에 내놓기 전 성분에 대한 홍보부터 실시했다.
지난해 5월말 자일리톨 케이스껌 제품을 선보이기에 앞서 지난 2월 병에 자일리톨 코팅껌을 넣어 치과병원 환자와 의사를 대상으로 판매에 들어갔다.
시판 첫 달인 5월엔 8천만원, 6월에는 5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려 일반 제품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시장 반응이 나타났다.
7월부터는 코팅껌을 선보였다.
코팅껌 시판과 함께 자일리톨 섭취를 생활화하고 있는 핀란드인의 일상모습을 소재로 한 광고를 내보냈다.
이후 소매점주들 사이에 자일리톨껌 품귀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9월 20억원, 10월 30억원 등으로 매출이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다.
올들어 이런 추세는 계속됐다.
3월에는 60억원의 매출을 올리다 9월엔 1백5억원어치를 팔아 제과시장에서 단일품목 1백억원 돌파라는 신기원을 세웠다.
과자류의 지존으로 떠오른 것이다.
발효유는 장에 좋다는 기존 관념을 깬 요구르트 '윌' =한국야쿠르트가 윌 개발을 시작한 것은 지난 97년.
이때는 발효유 시장이 정체기에 접어든 시기였다.
업체들은 기존의 장 기능개선 발효유만으로는 매출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웠고 새로운 개념의 발효유 개발에 연구력을 집중했다.
백영진 한국야쿠르트 중앙연구소장(56)은 "헬리코박터균이 위염과 위암의 원인균이라는 것과 성인의 사망원인중 위암이 단일질환으로는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근거로 위 건강 발효유 개발을 시작했다"고 회고했다.
그때부터 한국야쿠르트 프로젝트팀의 밤샘작업이 시작됐다.
3년간의 결과물이 지난 9월1일 '윌'이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윌에 사용한 유산균을 발견하기 위해 수백개의 균주가 실험대상에 올랐다.
또 다른 성분인 차조기는 61종의 한방 소재중에서 발굴됐다.
이 차조기의 엑기스만을 추출, 윌에 첨가했다.
연구를 마친뒤 4주간 서울대병원 내과교실 정현채 박사팀이 임상실험을 진행했다.
결과는 대만족.
윌에는 연구원들의 땀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닭을 대상으로 한 초기 실험과 수천개의 계란 노른자와 흰자 분리작업, 전국의 약재시장을 섭렵한 약재 발굴작업 등의 애환이 히트상품을 낳은 원천이 됐던 것이다.
윌은 출시 한달만에 하루 평균 30만개 이상 판매됐고 요즘은 60만개씩 팔려 나가는 공전의 히트를 치고 있다.
마케팅 전략이 돋보인 '꽃을 든 남자' =화장품 업계 후발업체인 소망화장품은 패션상품이란 특성을 살린 돋보이는 광고로 승부수를 띄웠다.
우선 화장품 브랜드를 '꽃을 든 남자'로 지어 소비자들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마케팅 전략이다.
다음은 튀는 모델전략.
남성용 기초화장품 '이모션' 광고 모델로 축구선수 안정환을 등장시킨 것.
야성미의 상징인 안정환을 화장품 광고에 활용한건 소망화장품이 처음이었다.
당연히 각종 언론매체에서 뜨거운 취재경쟁이 벌어졌다.
참신함과 희소가치에 힘입어 이모션의 매출곡선은 급상승세를 탔다.
[ 한경소비자大賞 특별취재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