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신화의 주인공"이었다. 잭 웰치 전 GE회장의 자서전 "잭 웰치:끝없는 도전과 용기(원제=Jack:Straight from the Gut)"(이동현 옮김,청림출판,1만5천5백원)는 출간 두달만에 16만부를 돌파하며 베스트셀러 행진을 계속했다. 국민은행에서 2만6천부를 한꺼번에 구입하는 등 10여개 기업의 단체주문이 쇄도했다. 시장가치 1백20억달러에 불과했던 GE를 20년만에 4천5백억달러 규모의 세계 1위 기업으로 키운 잭 윌치.이 책에는 그가 발휘한 리더십의 핵심 요소와 기발한 경영전략,그리고 드라마틱한 인생 여정이 담겨 있다. 웰치는 1935년 열차 차장이었던 아일랜드계 아버지의 외동아들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 그를 단련시킨 건 어머니였다. 말을 자주 더듬었던 그에게 어머니는 "얘야,그건 네가 똑똑하기 때문이란다. 누구의 혀도 네 똑똑한 머리를 따라갈 순 없을 거야"라며 자신감을 심어줬다. 이런 과정을 거쳐 그는 이기기 위해 열심히 경쟁하는 것,당근과 채찍으로 동기를 부여하는 법,목표를 높게 설정하는 것 등을 체득했다. 일리노이대에서 화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졸업과 동시에 GE에 입사했다. 1년 뒤에는 자청해서 새로운 물질을 개발하는 총책임자가 되었고 특유의 창의력으로 승진을 거듭,46세에 GE의 최연소 회장이 됐다. 이 때부터 그의 전설적인 경영혁신이 시작됐다. 어릴 때부터 익힌 자신감과 창의력은 인재제일의 철학으로 이어졌다. "경영자는 한 손에 물뿌리개를,또 한 손에는 거름을 들고 꽃밭에서 꽃을 가꾸는 사람과 같다"는 그의 지론이 여기에서 나왔다. 그는 자신의 시간 중 75%를 사람을 키우는 일에 바쳤다. 또 하나. 오늘의 그를 만든 것은 일을 즐기는 기질이다. "CEO는 골치아픈 직업이지만 이보다 더 재미있는 일은 없다"는 것.그가 골프를 좋아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내가 만약 GE의 CEO가 되지 않았다면 프로 골퍼가 됐을 것"이라는 그는 "골프야말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두가지,"사람"과 "경쟁"을 완벽하게 조화시켜놓은 스포츠"라고 단언한다. 그의 자서전에는 "1~2등만 키우고 나머지는 과감히 버린다"는 경영철학과 함께 5년간 11만2천명을 감원해 "중성자탄 잭"이라는 별명까지 얻게 된 얘기,"6시그마"와 "세계화 전략""e비즈니스 접목"등의 주요 전략에 관한 뒷얘기가 상세하게 설명돼 있다. 허니웰 인수와 관련된 실패담도 솔직하게 담겨 있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