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이 내년부터 은행 임직원에 대한 스톡옵션(주식매입 선택권) 부여조건을 강화키로 한 것은 잘한 일로서 때늦은 감이 없지 않다. 경영성과에 대한 검증이 미약해 본래 취지가 상당히 퇴색된데다,공연히 임직원간에 분란만 일으키는 등 부작용이 적지 않기 때문에 절차와 조건을 좀더 명확히 해야 마땅하다. 더구나 공적자금이 투입된 은행들의 경우 국민들의 부담을 감안해 스톡옵션 부여에 신중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현재 스톡옵션과 관련해 문제가 되는 대목은 두가지다.하나는 스톡옵션 수량과 행사가격을 정할 때 경영성과와 연동시키는 규정이 미흡하다는 점이다. 스톡옵션제도가 가장 발달된 미국은 경영성과에 대한 철저한 평가와 함께 수량과 행사가격에 대한 조건이 매우 까다로운 경우가 많다. 가령 경영성과지표로 주가외에 자기자본이익률 자산건전성 시장점유율과 같은 계량지표와 연구개발 등 비계량지표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이때 주가상승이나 이익증가에 경영진이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엄격히 따지는 것은 물론이다. 그런데도 미국에선 과잉보상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으며, 심지어 경영진에게 준 스톡옵션이 너무 많다며 절반을 반납하라고 한 판례가 있을 정도로 엄격하다. 또한가지 점은 스톡옵션을 부여하는 절차가 좀더 투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스톡옵션은 미래의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주주이익과 직결된 중요 사안인데도 주총승인 없이 이사회가 결의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자본금이 3천억원 이상인 법인은 발행주식총수의 1% 범위에서 이사회 결의만으로 스톡옵션 부여가 가능하도록 한 것은, 자본금 1천억원 미만인 벤처기업이 3%까지 스톡옵션을 줄 수 있게 증권거래법시행령 84조의 6을 개정할 때 함께 신설됐는데 경영환경이 전혀 다른 은행의 경우에는 맞지 않는 만큼 주총 결의사항으로 정관에 명시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본다. 한가지 주목할 점은 스톡옵션 때문에 말썽이 난 은행은 대부분 정부가 대주주이거나 공적자금이 투입된 곳이란 사실이다. 이는 대주주인 정부가 은행 경영진에 대한 감독을 소홀히 했다는 간접적인 증거라고 볼 수 있다. 비록 경위는 다르지만 제일은행 대주주인 뉴브리지 캐피털이 호리에 전임 행장에게 경영책임을 물어 퇴임시키고 그 결과 스톡옵션도 포기하게 된 것과는 너무나 대비가 된다.은행 임직원의 도덕적 해이를 막고 주주이익을 확실히 하기 위해서도 정부는 은행민영화와 대주주의 책임경영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