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벤처협회(회장 이영남)가 삐걱거리고 있다. 일년을 마무리하는 송년의 밤 행사를 당일 아침에 전격 취소하는가 하면 일부 임원의 회원 자격을 박탈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그러자 임원 몇명이 협회 운영에 반발, 협회를 탈퇴키로 하는 등 파문이 커지고 있다. 게다가 중소기업청이 협회 내부 문제에 개입해 상황은 더 꼬이고 있다. 여성벤처협회는 지난 26일 오전 임시이사회를 열어 이날 오후로 예정된 송년의 밤 행사를 취소하고 K부회장과 P이사를 제명했다. 두 임원이 송년의 밤 준비과정에 물의를 일으켜 협회 위상을 실추시켰다는 이유다. 이에대해 K부회장과 P이사는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며 발끈하고 있다. 사건은 송년의 밤 행사준비를 맡은 K부회장과 P이사가 중기청장과 기술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을 초청키로 한데서 시작됐다. '만나고 싶은 사람이 누구냐'는 간단한 설문조사 형식을 통해 1·2위를 선정하고 두 기관장을 초대하는 공문을 보냈다. 그런데 중기청장과 기술신보 이사장이 순위 선정 등에 난색을 표하며 참석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는 공문에 부적절한 내용이 많고 절차상 하자도 있다며 공문 자체를 백지화하는 소동을 벌였다. 순위를 매겨 기관장을 초청하는 건 실례라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이는 겉으로 드러난 것에 불과할 뿐 사실은 이영남 회장의 업무스타일에 불만을 가진 K부회장이 세에 밀려 쫓겨난 것이라는 얘기가 많다. P이사를 함께 제명한 데 대해 일부 임원들이 의아해 하고 있는 점이 이를 반증한다. P이사는 협회 초창기 멤버로 협회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K부회장은 "회장이 협회를 회원을 위해 운영하기보다는 자신을 위해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중기청 관계자는 지난 22일 갈등을 빚고 있는 협회 내부 모임에 참석해 한쪽 편만 든다는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