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인 29일과 30일, 그리고 신정인 내년 1월1일에 라운드를 하겠다는 골퍼들이 많다. 수많은 라운드 중 하나겠지만 2001년 말과 2002년 초라는 점에서 조금은 색다른 자세로 임할 필요가 있겠다. '도대체 골프란 무엇인가. 그 어떤 마력을 지녔길래 골퍼들의 마음을 쥐락펴락하는가. 지난 1년을 되돌아볼 때 마음에 드는 라운드보다 마음에 안드는 라운드가 많았던 이유는? 왼쪽으로 보내려고 하면 볼은 되레 오른쪽으로 가버리고, 거리를 좀더 내려고 힘을 주면 빗맞고, 베스트스코어를 내보겠다고 다짐하는 날에는 오히려 스코어가 더 엉망이고…. 올해 마지막 라운드에서 이런 것들을 생각해 보고 단 한 가지라도 깨달은 바가 있다면 성공이다. 그 깨달음은 기량 못지않게 자신의 골프를 더 살찌게 하는 영양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골프는 뜻대로 안되고, 의욕만 앞선다고 되지 않는 것. 쉼 없는 연습과 연구, 그리고 골프를 이해하려는 마음가짐이 결합됐을 때 비로소 조금씩 핸디캡이 낮아지는 것' 이런 생각에 다다른다면 자신의 기량 이상의 스코어를 내려는 무리한 마음은 사라질 것이다. 앞으로 맞이할 골프에 대한 희망도 생길 것이다. 이번 주말, 연말연시의 라운드에서는 스코어카드에 적히는 숫자에 연연하지 말자. 그보다는 단 한 가지라도 좋으니 골프를 이해하려는 마음으로 나갔으면 좋겠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