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광고 트렌드] 엽기 지고 휴머니즘 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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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광고가를 휩쓸었던 엽기와 복고 광고는 올해 가슴이 따뜻해지는 휴머니즘 광고에 자리를 내주었다.
기세등등했던 키치(촌스러운 광고)나 북한풍 광고 역시 일상성을 소재로 인간미에 주목한 광고에 의해 주류에서 밀려났다.
광고속의 휴머니즘은 기업광고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LG 삼성 등 주요 기업들은 첨단 이미지를 강조한 금속성 기업PR 광고 대신 잇달아 가족간의 정을 강조하고 나섰다.
진흙인형을 사용한 클레이메이션으로 주목받아온 삼성전자는 '또 하나의 가족'시리즈를 이어갔다.
포장마차에서 소주잔을 기울이다 가족의 전화로 힘을 얻는 가장 등 우리네 이웃들의 모습이 호감을 샀다.
LG전자는 재래시장 생선가게 할머니를 등장시켜 푸근함을 선사했다.
할머니가 손님에게 "뭐, 돼지털?"하고 묻는 '돼지털'편은 디지털이 일상속의 기술임을 편안하게 부각시켰다는 평을 얻었다.
SK텔레콤의 '휠체어 농구단'편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정서적 교감을 일깨우며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현대해상 LG상사 마에스트로 대림산업 등 여러 기업이 업종을 불문하고 사랑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비교광고 허용으로 비교광고가 봇물을 이룬 것도 빅이슈였다.
공정위가 9월 비교광고의 빗장을 푼 즉시 현대자동차, 대우 김치냉장고 등이 비교대상을 직접 거론하며 비교광고의 포문을 열었다.
올해는 여성모델의 전성시대이기도 했다.
'모델 이상의 모델'로 꼽히던 심은하가 은퇴한후 이영애 전지현 고소영 등이 맹활약했다.
특히 이영애는 냉장고부터 정수기까지 다양한 업종 광고에 두루 출연하며 상한가를 달렸다.
남성모델로는 한석규 안성기 외에 장동건 이병헌 정우성 등이 유망주로 떠올랐다.
캐릭터 모델의 선전도 주목할만 하다.
LG텔레콤은 귀여운 캐릭터 '카이홀맨'을 모델로 10대 소비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얻었다.
코카콜라 캐릭터 '쿠우'도 인기스타였다.
엽기토끼 마시마로, 졸라맨, 미니비 등 온라인 캐릭터들도 잇달아 광고모델로 데뷔해 활약했다.
하반기 들어서는 월드컵을 소재로 한 광고들이 속속 선보였다.
동아제약 박카스, SK텔레콤, 후지필름 등이 월드컵 마케팅에 열을 올렸다.
LG애드의 류호일 대리는 "올해 휴머니즘 광고가 강세를 보인 것은 불황에는 휴머니즘과 유머광고가 효과적이라는 광고계의 통설을 입증해 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