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여만에 MBC "뉴스데스크" 앵커 컴백 '엄기영 보도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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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ㆍ일 월드컵은 물론 지자체 선거와 대선이 있는 내년은 정말 만만치 않은 한 해가 될 것 같습니다.MBC '뉴스데스크'는 이런 복잡한 상황에서 뉴스의 맥을 잘 잡아 흔들리지 않는 자세로 시청자들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뉴스데스크'앵커 자리를 떠난 지 5년여 만인 내년 1월1일부터 다시 같은 자리에서 시청자들을 만나게 될 MBC 엄기영 보도본부장(50)은 앞으로의 포부를 이렇게 밝혔다.
엄 본부장은 메인 뉴스 프로그램의 시청률 하락으로 고민하던 MBC가 전·현직 뉴스앵커 6명을 포함,12명의 후보를 대상으로 한 평가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얻어 다시 앵커를 맡게 됐다.
그는 자신의 겸손한 이미지가 시청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1989년부터 7년1개월간 뉴스데스크를 진행할 당시 '오늘의 역사를 기자들이 쓴다'는 생각을 갖고 '팩트'를 전달하는데 최선을 다했습니다.또한 시청자들과 감정을 공유하며 함께 호흡하는 앵커가 되고자 노력했죠"
엄 본부장은 지난 29일 다시 뉴스데스크 앵커를 맡게 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간부진에게 여러 차례 재고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한번 지나간 물이 어떻게 다시 물레방아를 돌릴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저한테 주어진 기회를 그냥 내버리는 것이 비겁한 짓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MBC뉴스가 시청자들로부터 좀더 높은 신뢰를 얻을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습니다"
엄 본부장은 현재 뉴스데스크 시청률이 하락하고 있는 것에 대해 올 한 해 MBC가 언론사로서 자신의 목소리를 높이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벌어진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우리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 분명하게 입장 표명을 하다보니까 여러 군데로 전선이 형성된 것 같습니다.지금도 각종 민감한 사안과 관련된 MBC의 보도 태도가 옳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뉴스데스크의 보도 방향은 큰 차이가 없을 것입니다"
엄 본부장은 보도본부장의 책무를 다하면서 앵커를 맡는 것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다소 벅찰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다른 메인 뉴스 프로그램 앵커 출신들이 정치권에 진출하고 있는 것과 관련,"기자가 훨씬 좋다"고 힘주어 말했다.
길덕 기자 duk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