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육아기능 산업화 .. 김이숙 <이코퍼레이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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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kim@e-corporation.co.kr
각계에서 여성인력 활용이 시급하다고 외친다.
고학력 여성이 집안에서 가사노동만 하고 있는 것이 큰 문제라고 한다.
하지만 현재와 같이 '육아기능'의 산업화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여성을 자꾸 일터로 내모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이제 가사노동 중 대부분이 외부에서 '서비스'로 구매할 수 있는 상품으로 바뀌었다.
매일 매일의 가사에서부터 김장이나 잔치,큰 일까지 모두 외부에서 전문적인 서비스로 구매할 수 있게 됐다.
남성도 밥하고 빨래하는 문제로 결혼을 서두르는 일이 없어졌고,그만큼 여성도 밥하고 빨래하는 것으로 큰 소리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여성의 가사노동이 이제 모두 구매 가능한 서비스 상품으로 산업화된 것이다.
여성인력의 활용문제는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고 본다.
그런데 여기서 간과하고 있는 것이 '육아기능'이다.
아직도 서비스 상품화되지 못한 것은 탁아 보육 방과후교육 1백일이후 영아부터 초등학생에 대한 육아기능이다.
젖먹이 유치원생 혹은 초등학생을 둔 엄마 가운데 일에 몰두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이 나이 때의 보육을 외부 서비스에 맡길 경우 월 1백만원 이상 든다.
여성의 임금이 최소 월 1백50만원은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월 1백만원 이상인 육아서비스도 그 질이 표준화·선진화돼 있지 못하다.
월 1백50만원 이상을 받으려면 여성은 대부분 야근과 주말근무를 하고 남성과 경쟁해야 한다.
엄마들의 고민을 풀 수 있는 돌파구가 없다.
1인당 국민소득이 1만달러를 넘으려면 인구의 절반인 여성인력의 활용이 시급하다.
16년 동안 남성과 똑같은 교육을 받은 여성들이 우수한 산업인력으로 성장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지금처럼 육아기능이 사회적으로 서비스화되지 못한 상태에서는 무리다.
여성인력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육아기능의 서비스 산업화가 이뤄져야 한다.
영아보육원에서부터 탁아소 유치원 방과후학습지도원 야간탁아소 24시간탁아소 주말탁아소에 이르는 육아기능을 서비스 산업으로 발전시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