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011)과 SK신세기통신(017)의 합병 승인이 지난 28일 정보통신정책심의회로부터 보류 판정을 받음에 따라 이동통신업계에 또 한차례 합병 논쟁이 달아오르게 됐다. 특히 KTF LG텔레콤 등 후발 PCS사업자들이 011-017 합병 조건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한층 높일 것으로 보인다. ◇재공격에 나선 PCS업계=KTF LG텔레콤 등 후발 PCS업체들은 합병 보류결정을 반기고 있다. KTF는 30일 자료를 통해 "심의회의 결정은 현명하고 타당하다"며 "SK텔레콤의 합병에 따른 시장지배력을 제한하기 위한 경쟁보장장치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심의회가 합병을 인가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KTF는 합병 조건으로 △1년간 한시적으로 SK텔레콤의 시장점유율 규제 △이동전화간 접속료 차등 적용 △5년간 후발사업자에 정보화촉진기금 50% 감면 혜택 △전파사용료 차등 적용 등을 제시했다. ◇당혹해하는 SK텔레콤=정통부의 인가를 전제로 신세기와의 통합을 준비해온 SK텔레콤은 예상외의 결론이 나옴에 따라 이후 모든 일정의 재조정에 들어갔다. 내년 1월5일 합병을 목표로 준비해온 양사 조직통합과 임직원 인사,건물이전계획도 전면 연기했다. 그러나 그동안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장점유율 축소 요구를 맞추는 등 합병을 위한 충분한 과정을 거친 만큼 다시 심의회가 열리면 합병건이 통과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통부의 입장=정통부가 이번 심의회에 제시한 011-017 합병 인가 조건에는 △단말기 보조금 금지조치 이행 △무선통신망 개방 △망내통화료 할인혜택 금지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심의회의 한 관계자는 "합병 후 시장경쟁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좀더 강한 합병 조건을 제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고 전했다. 따라서 1월 중순께 열릴 2차 심의회에서는 정통부가 보다 강화된 조건을 제시할 가능성이 커졌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