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강의 숙원을 푼다" 2002한일월드컵대회는 한국이 16강에 오를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안마당에서 치러지는데다 히딩크호 출범이후 우리팀의 전력이 급격히 향상돼 그 어느대회때보다 16강진출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높다. 한국은 포르투갈 폴란드 미국과 함께 예선D조에 편성됐다. 어느 하나도 만만한 상대는 없다. 그나마 미국이 손쉬운 상대로 보이지만 현재 국제축구연맹(FIFA)랭킹 20위에 올라있는 북중미의 강호다. 그렇지만 한국팀도 갈수록 전력이 탄탄해지고 있어 월드컵대회까지 조직력을 키우고 전력을 재정비한다면 16강진출은 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D조에서 16강 가능성이 가장 높은 나라는 단연 포르투갈이다. 지난 89년,91년 세계청소년축구대회 2연패를 이끌었던 루이스 피구,루이 코스타,파울로 소사등이 주축이 된 포르투갈의 전력은 역대 최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폭발적인 스피드와 현란한 개인기로 상대수비진을 파고드는 피구는 언제나 공포의 대상이다. 그러나 이런 포르투갈에도 약점은 있다. 히딩크 감독이 지적했듯 포백을 쓰는 수비라인이 때때로 밸런스를 잃는다는 것이다. 한국이 빠른 발을 이용한 측면돌파나 거친 몸싸움으로 상대를 압박할 경우 의외의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또 포르투갈은 팀플레이보다는 개인플레이를 많이 하는 스타일로 경기가 잘 풀릴때는 엄청난 파괴력을 자랑하지만 반대의 경우 순간적으로 무너지기도 한다. 대표팀 박항서 코치는 "한국이 탄탄한 조직력으로 개인기 위주의 포르투갈을 타이트하게 압박한 뒤 공격시 공간침투를 적극 활용한다면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폴란드는 유럽과 남미스타일을 접목시킨 포르투갈과 달리 힘과 스피드를 바탕으로 전형적인 유럽스타일의 축구를 구사한다. 경기당 실점도 0.91골로 탄탄한 수비력을 자랑한다. 한국과는 최근 A매치경기를 가져본 적이 없지만 한국보다 한수위의 전력임에는 틀림없다. 이때문에 히딩크 감독도 폴란드를 가장 상대하기 "까다로운"팀으로 꼽았다. 폴란드는 그러나 스트라이커 올리사데베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고 공격루트가 다양하지 못한 게 약점이다. 신문선 SBS해설위원은 "폴란드는 빠른 공수전환을 장기로 하지만 경기운영은 단조로운 편"이라며 "미드필드부터 강력하게 압박하는 적극적인 작전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미국은 한국이 월드컵본선의 첫승상대로 꼽고 있는 상대. 지난 12월 제주 서귀포 경기장에서 가진 평가전에서 한국이 1대0의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양팀 모두 베스트멤버가 아닌 상태였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다. 미국은 4-4-2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유럽스타일의 축구를 구사한다. 예선 10경기에서 8골만 내줄정도로 수비력이 수준급이다. 미국은 그러나 스튜어트를 제외하곤 이렇다할 골잡이가 없는 게 약점이다. 예선 10경기 득점이 11점에 그친데서 알 수 있듯 골결정력 부족이 미국팀의 가장 큰 고민이다. 또 주전중 상당수가 30대로 노쇠해 한국이 젊은 선수들을 주축으로 체력으로 밀어붙인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들 나라들과의 대결에서 승리하기 위해 히딩크호가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는 기본체력 증강 다양한 세트플레이 개발 수비집중력 보강 등으로 요약된다. 본선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할 폴란드와 미국이 힘 위주의 유럽식 축구를 구사한다는 점에서 강인한 체력은 필수적이다. 또 상대팀들에 비해 확실한 득점원이 없는 대표팀은 상대 문전 주변에서 얻는 프리킥이나 코너킥을 골로 연결시키는 정확한 세트플레이를 다듬어야 한다. 프랑스월드컵때 기록한 한국의 2골도 모두 세트플레이에서 나왔다. 그동안 불안했던 수비도 다소 안정을 찾아가고 있지만 아직도 집중력을 높여야한다. 경기 초반 어이없이 실점하면 게임전체를 망가뜨릴수 있다. 희망을 안고 새해를 맞은 한국축구대표팀. 16강진출을 위해선 뛰고 또 뛰어야 한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