昨夜紛紛瑞雪新 작야분분서설신 曉來원鷺賀中宸 효래원로하중신 輕風不起陰雲捲 경풍불기음운권 白玉花開萬樹春 백옥화개만수춘 .................................................................... 어젯밤엔 펄펄 상서로운 눈이 내리더니/새벽엔 뜨락의 원추새가 신년 하례를 드리네/바람도 일지 않고 구름도 산뜻 걷혀/나무마다 백옥 같은 꽃이 피어 새봄이로세 .................................................................... 고려 정지상(鄭知常)이 읊은 '신설(新雪)'이다. 펄펄 눈이 내려 세상이 온통 하얗게 덥히면 더럽고 추악한 것도 그 밑에 함께 묻힌다. 그리고 지난 한 해 동안 마음 속에 맺혔던 시름이나 한(限)도 몽땅 그 밑에 함께 묻어 버리고 새로운 마음으로 새로운 해를 맞기에도 좋다. 하얀 종이 위에는 새 글 새 그림을 쓰고 그리기도 좋다. 설날에 서설이 내렸으니 맘껏 꿈을 꾸고 큰 뜻을 펴 나가자 이병한 < 서울대 명예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