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관춘(中關村)이 태동한 것은 지난 80년대 초. 당시 중국 과학기술 정책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던 중국과학원 천춘(陳春) 연구원이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기획했다. 그는 중관춘 제1호 벤처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선진기술발전센터'를 세우기도 했다. 그 후 수많은 IT 스타가 중관춘에 등장했다. 중관춘의 제1세대 스타는 80년대 말에 등장한다. '중국의 IBM'으로 불리는 롄샹을 창업한 류촨즈(柳傳志)와 쓰퉁(四通) 창업자인 두안용지(段永基)가 주요 인물이다. 이들은 지난 1984년 나란히 창업, 중관춘의 터를 닦았다. 류촨즈는 '중국 IT 업계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인물. 외국 PC메이커의 공세로부터 중국 시장을 지켰다. 두안용지는 중국 소프트웨어 기술을 일으킨 장본인이다. 쓰퉁은 중문 워드프로세서를 개발, 중국어 타자를 가능케 했다. 이들은 IT업계의 원로(元老) 대우를 받으며 현업에서 왕성한 활동력을 자랑하고 있다. 90년대 중반을 넘어서며 중관춘에는 제2세대 스타들이 등장한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시작된 인터넷 혁명의 바람이 중국으로 불면서 젊은 IT벤처 풍운아들이 몰려들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인 신랑왕 창업자인 왕즈동(王志東) 및 소후(搜狐) 창업자인 장차오양(張朝陽)이 이 시기를 대표하는 스타다. 베이징대학 출신인 왕즈동은 인터넷 중문 검색.입력 소프트웨어인 '리치윈(richwin)'을 개발, 중국 인터넷 발전에 한 획을 그은 인물이다. 그는 신랑왕 창업으로 인터넷 혁명을 주도하게 됐다. 장차오양은 미국 유학을 마치고 귀국, 창업한 '해외파' 벤처 사장. 칭화(淸華)대학 출신인 그는 미국 MIT 물리학과 유학을 마친 후 돌아와 포털사이트인 소후를 열었다. 그는 인텔 IDG 다우존스 등의 해외 자금을 유치, 중국 인터넷의 국제화를 가속화하기도 했다. 올들어 미국 나스닥시장을 시작으로 벤처거품이 꺼지면서 중관춘 스타군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인터넷 분야 제2세대 스타들이 퇴조 경향을 보이는 반면, 국내에서 실력을 쌓은 업체 사장들이 두각을 보이고 있다. 류촨즈로부터 롄샹 경영권을 이어받은 양위안칭(楊元慶) 사장, 소프트웨어 업체인 용요우(用友)의 왕원징(王文京) 사장 등이 맹활약하고 있다. 양 사장은 IT 업계의 하드웨어 분야를, 왕 사장은 소프트웨어 분야 맥을 이어가고 있다. 중관춘 하늘에 뜨고 지는 IT 스타들, 그들이 중관춘을 만들고 있다. 베이징=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